시체육회는 선수들 연봉 및 숙소 지원 등 수천만원 혈세 낭비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의 무책임한 약속에 애꿎은 지역 스포츠 인재만 피해를 입게 됐다.
박 구청장의 약속과 달리 팀 창단이 무산되면서 지난 1월부터 팀 창단만 기다렸던 2명의 선수가 졸지에 실업자가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4일 대전시체육회와 대전시복싱연맹에 따르면 중구청 직장운동경기부(복싱) 창단은 지난해 말 박 구청장이 대전시복싱연맹과 1차 추경에 예산을 확보해 7월 1일자로 팀을 창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추진됐다.
중구는 선수 2명과 구청에 근무 중인 복싱선수 출신 무기계약근로자를 지도자로 배치하는 등 최소한의 예산(6400여 만원)으로 우선 팀을 창단하고, 이를 연차별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제196회 중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됐고 팀 창단은 무산됐다.
문제는 박 구청장의 팀 창단 약속에 대전시복싱연맹이 올해 초 선수 2명을 미리 확보해 놨다는 점이다.
복싱연맹으로서는 스카우트 기간에 선수를 미리 확보해 놓을 수밖에 없었고, 팀 창단만 기다렸던 선수들은 오는 10월 전국체전 이후 진행되는 스카우트 기간까지 소속 팀과 전담 지도자 없이 훈련을 해야될 처지에 놓였다.
타 종목에 비해 선수 수명이 짧은 복싱 선수들로서는 소중한 1년을 낭비하게 된 것이다.
시체육회는 대전대학교 복싱팀과 대전시체육회 여자복싱팀이 있기 때문에 훈련은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담 지도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다른 팀 지도자가 봐준다고 해도 자기 선수들 보다는 신경을 쓰지 못할 것”이라며 “팀 창단이 무산된 만큼 전국체전에서 성적을 내야 내년에 타 팀으로 이적할 수 있을텐데, 전담 지도자 없이는 한계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혈세 낭비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팀이 창단되기 전까지 도와 달라는 복싱연맹의 요청에 대전시체육회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선수들의 숙소와 식비는 물론 연봉의 절반을 지급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팀 창단이 무산된 상황에서 7월부터 12월까지 선수들의 남은 연봉을 어느 기관이 지급하느냐도 앞으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6월 말까지만 시체육회에서 지원을 하면 나머지는 복싱연맹에서 총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협의가 있었다”며 “7월 25일이 급여가 지급되는 날이기 때문에 나머지 급여에 대한 건은 아직 협의할 시간은 남아 있다. 복싱연맹과 긴밀히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수정자료도 만들고 할만큼 했는데, 추경에서 삭감될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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