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계약해지와 부동산신탁사 선정 검토
신탁사가 자금조달과 분양, 인ㆍ허가 등 사업 주도
16일 총회 의결되면 지역 첫 사례
대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재건축을 추진하는 동구 용운주공재건축조합이 부동산신탁사에 시행과 시공을 맡기는 ‘토지신탁 대행개발’을 추진한다.
신탁 대행개발은 신탁사가 조합원 토지를 명의신탁 받아 도시정비사업의 주체가 돼 자금조달부터 분양, 인ㆍ허가까지 총괄하는 것으로 지역에서는 아직 사례가 없었다.
사업중단이 장기화해 조합원들이 사업방식 전환을 요구해 총회가 개최되는 것으로 용운주공재건축조합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용운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30일 대의원회의를 통해 시공사 교체와 부동산신탁 대행자방식 도입 여부를 오는 16일 동구청 대강당 조합원총회에서 결정하기 했다.
용운주공재건축사업은 올해 초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지난 5~6월 중으로 착공ㆍ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자금조달에 문제를 겪으며 현재까지 사실상 중단돼 있다.
주민 1130세대 중 400여세대가 재건축 착공을 예상해 미리 이주하거나 월ㆍ전세 계약을 해지하는 등 수백 채의 빈집이 만들어졌다.
빈집에 관리비가 부과되고 주거환경이 더욱 악화하면서 조합원 300여명이 사업지연에 대책을 요구하는 서명서를 조합에 접수하면서 시공사 계약해지와 대행자방식이 검토되기 시작했다.
용운주공재건축구역 한 조합원은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는 게 사업비 확보가 안 된다는 문제 때문으로 이때문에 시공사 교체와 사업방식의 완전 전환 요구가 거세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 측이 현재 총회에 상정할 안건은 시공사와의 공사계약을 해지하고 부동산신탁사에 대행계약을 체결해 신탁사로 하여금 재건축사업을 진행토록 하는 방안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지난 3월부터 부동산신탁사가 재건축ㆍ재개발 정비사업에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토지 소유자가 자신의 부동산을 신탁사에 명의신탁하면 신탁사는 사업 주체로 나서 자금조달과 분양, 인ㆍ허가까지 도맡게 된다.
신탁사는 재건축사업 추진에 따른 위험부담을 떠안는 대신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코캄코자산신탁 등이 최근 공격적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해 안양시 동인구 주택재건축사업 등이 대행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부동산신탁사에 의한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추진 사례가 없고, 지연되는 현장이 많다는 점에서 용운주공재건축조합의 총회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전체 조합원 920여명 중 과반수의 찬성이 나왔을 때 시공사 교체와 사업방식 변경이 의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