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소비 자연스럽지만 GRDP축소 등 대책 필요
대전충남지역은 전체 소비액의 절반가량을 타지에서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외소비(outshopping)는 교통 발달과 온라인쇼핑 급증으로 자연스레 증가할 수 있지만 지역내총생산(GRDP) 축소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기획금융팀 김경근 과장이 발표한 ‘대전충남지역의 역내외 소비현황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대전충남의 역외소비율은 49.5%로 전국 평균(45.5%)을 4%포인트 웃돌고 있다.
역외소비율은 지역민의 신용카드 총사용액 대비 다른 지역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말한다.
대전충남 주민이 신용카드로 1000원을 소비할 때 타 광역시·도에서 495원을 쓰고 지역내에서 나머지 505원을 쓴다는 뜻이다.
지역별 역외소비율은 대전 47.3%(전국7위), 충남 50.3%(전국3위)로 4년전인 2010년과 비교해 각각 6.9%포인트, 9.3%포인트나 증가했다.
2012년 출범한 세종시는 56.5%에서 2년새 65.9%로 10%포인트 가까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으로 인구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지역의 정주여건이 미흡하고 서울 등에 출장이 잦아 역외소비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충남지역 또한 국토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여건과 고속철도(KTX) 등 교통인프라 개선이 역외소비 증가의 지렛대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의 역외소비는 주로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역외소비의 서울 쏠림현상은 2010년 60.4%에서 2014년 63.2%로 증가했고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으로 넓히면 비중은 83.5%에 이른다.
그나마 타지역에서 대전ㆍ충남으로 들어오는 소비유입률이 대전 32.3%(전국5위), 충남 35.3%(4위), 세종 44.7%(2위) 등으로 전국평균(28.6%)을 상회하며 증가추세에 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럼에도 지역민의 역외소비에서 타 지역민의 지역내 소비유입을 뺀 순역외소비 규모는 2013년 5조3000억원(GRDP의 4.1%)에서 1년만에 7조원(5.1%)으로 확대됐고 이는 GRDP 증가율(명목) 하락, 지역내 고용 부진, 지역 자영업자 영세성 심화 등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경근 과장은 “지역의 순역외소비 규모는 전국평균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지만 2014년 들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관광 인프라 등 지역서비스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인근 광역경제권과 보완·상생관계를 구축하는 등 역내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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