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선 송신영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투수가 없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최근 자주하는 말이다. 한화는 3일 경기 전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5.93으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특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6.70으로 크게 부진한 상태다.
한화는 현재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팀을 떠나면서 선발진의 큰 축이 무너진 상황이다. 한화의 6월 초 반등에는 로저스가 큰 역할을 했다. 비록 지난해와 같은 임팩트 넘치는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꾸준히 이닝을 소화해주면서 마운드를 지켜줬다. 한화 선수들도 ‘로저스 효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저스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한화는 좀처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선발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한 부분이 가장 크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자리를 비웠다. 올 시즌 초반 선발로 계획했던 투수는 송은범이 유일하다. 불펜에서 활약해주던 윤규진이 선발로 전환해 힘을 보태고 있지만, 아직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재활에서 돌아온 이태양도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 충분한 재활 기간을 두고 몸을 확실히 만들고 돌아왔어야 하지만, 팀 사정상 조금 빨리 복귀했다. 아직 구속을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한데다, 제구도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장민재가 선발로 뛰면서 제 몫을 해줬지만, 불펜진에 공백이 생기면서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 상태다. 여기에 심수창, 송신영 등 지난해 FA와 2차드래프트로 영입한 선수들이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선발진 운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화는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가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두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상대 타선에 난타를 당하면서 재정비가 필요해졌다.
한화는 로저스를 대체할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영입이 어려울 수 있다.
결국, 한화로서는 현재 있는 자원들을 활용해 투수진을 운영해야 한다. 송은범, 윤규진, 이태양, 카스티요 4명을 선발로 고정하고 상황에 따라 장민재, 송신영, 심수창 등이 한자리를 메워줘야 한다.
한화는 2일 투수 코치의 보직 변경을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정민태 메인투수 코치와 이상군 불펜 투수 코치가 서로 보직을 맞바꿨다. 김 감독은 김용주, 김범수, 김경태 등 2군 투수들을 대전에 불러 컨디션을 점검했다. 또한, 외국인 투수 카스티요의 불펜 투구를 지켜본 후 몇 가지를 조언했다.
안영명의 호투도 긍정적이다. 안영명은 2일 퓨처스리그 롯데 2군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와 4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48개,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대 초반을 유지했다. 지난해 10승을 거둔 안영명이 복귀한다면 한화로서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화가 선발진 안정을 통해 전반기 탈꼴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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