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봉산초 30일 급식 메뉴. |
현재 위생상태 좋은 편… 일부 아이들 도시락
조리원들 “막말 관련 왜곡된 부분 있어” 해명
30일 대전봉산초 급식실.
급식 메뉴는 발효렌틸콩밥과 수삼한우설렁탕, 고등어카레구이, 우엉땅콩조림, 총각김치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위생 마스크를 쓴 조리원들은 오전 내내 준비한 음식들을 아이들 식판에 담아준다.
영양교사는 음식이 학생들의 입맛에 잘 맞는지 일일이 살피고 “맛있게 먹으라”며 등을 토닥인다.
여느 학교 급식실 풍경과 다르지 않지만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5명 중 1명꼴의 아이들이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는 점이다.
또 서너 명의 학부모들이 직접 급식을 먹으며 종이에 일일이 기록하는 모습도 보인다.
교육청 관계자도 현장에 나와 음식 상태와 시설물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불량급식’ 논란을 빚은 이후 대전봉산초의 급식실이 변했다.
모니터링을 하러 온 한 학부모는 “숟가락에 생활 흔적마저 사라졌고 윤이 난다”며 “확실히 예전보다 나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음식의 맛과 급식기구 위생 부문에 대해 양호·보통·불량으로 나눠 평가를 하고 학교장에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학교 급식에 대한 불신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한 조리원은 “‘우리 아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6명의 조리원들은 지금까지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왔다”며 “언론 보도 이후 온갖 몰매를 맞으면서 (조리원들은) 서로 부등켜안고 울었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에 올라온 식판 사진만 보면 오해를 할 수 있겠지만 편식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 ‘조금만 달라’고 하거나 아예 그 음식을 받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골고루 음식을 먹기 바라는 마음에 ‘주는 대로 잘 먹어야지’라고 한 말이 ‘주는 대로 먹어라’ 라고 왜곡됐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7월1일자부로 휴직에 들어가는 영양교사는 “급식을 먹지 않고 가끔 도시락을 싸온 것은 갑상선암 치료 이후 식단 조절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학부모들은 “영양교사도 먹지 않는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이날 봉산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요청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여 학부모와 사회단체가 포함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또 관계 공무원과 관련자들의 인사 조치를 단행하고, 특별감사를 실시해 의혹을 해소하고 엄정조치 하겠다고 발표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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