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전폭적인 지지로 당내 경쟁자 제치고 당선된 더민주 고준일
더민주 분열시키고 1부의장까지 차지한 새누리당... 다수당인 더민주 당내 단합보다 감투싸움
상임위원장 선출 결과도 주목
세종시의회 후반기 1차 원구성은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합의추대는커녕 3명의 후보가 출마하면서 새누리당의 작전에 넘어간 꼴이 됐다.
이합집산이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선출된 더민주 소속 의장이 더민주가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4개의 상임위원장 자리 중 새누리당이 얼마나 차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의회는 30일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위한 제38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고, 더민주 고준일(37) 의원을 의장, 새누리 이경대(59) 의원을 제1부의장, 김원식(49) 의원을 제2부의장으로 선출했다.
고 의원은 재적의원 15명 전원이 참석한 선거에서 9표를 얻어 당내 경쟁자인 박영송 의원(5표)과 서금택 의원(1표)을 제치고 선출됐다. 고 의원은 새누리에서 6표, 무소속 1표, 더민주에서 2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소속 의원들의 지지가 아니라 새누리 의원들 덕에 의장이 된 셈이다.
고 의원은 4ㆍ13총선 과정에서 당내 시의원 7명이 당의 공천배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의원을 도운 것과 달리, 유일하게 더민주 공천 후보를 도운 의원이었다. 때문에 원구성 과정에서 이탈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경대 의원은 제1부의장 선거에서 15명 중 13표를 얻어 2표를 얻는데 그친 김원식 의원을 제쳤다. 김 의원은 15명 전원의 선택을 받아 초선 부의장이 됐다. 통상 1부의장은 다수당이 맡았지만, 이번엔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의원은 “의장 선거는 사전 협의 없이 투표한 결과”라며 “의장 선임 후 제1부의장은 새누리가, 2부의장은 더민주가 하는 쪽으로만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의회 구성은 더민주 8명, 새누리 6명, 무소속 1명으로, 더민주에서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으면 원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합의추대가 되지 않으면서 결국 새누리만 덕을 보게 됐다.
후반기 의장 투표는 이해찬 의원을 도운 더민주 의원과 돕지 않은 고 의원의 대결로 요약됐다. 고 의원은 당내에서 표를 별로 얻지 못했지만, 새누리에서만 6표를 얻었다. ‘친이해찬’은 박영송 의원을 지지했고, ‘비 또는 반 이해찬’은 고 의원을 지지한 셈이다.
박영송 의원은 “당내 합의를 깨고 고 의원이 나간 건 예상했지만, 손쓸 방법이 없었다”며 “당내 원칙을 뒤로한 것을 보면 다른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일 예정된 의회운영위원회, 행정복지위원회, 산업건설위원회, 교육위원회 등 4개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고 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24만 시민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을 잘 뒷받침해 소통하고 협의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며 “원칙과 소신껏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명품도시로 건설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