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약국 앞에 의약품 자동판매기를 설치할 수 있게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가운데 지역 약업계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28일 보건복지부는 환자가 심야시간이나 공휴일에 약국 앞의 의약품 자동판매기를 통해 화상으로 복약지도를 받고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오는 8월 28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약사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판기를 통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판매자는 약국 개설자다.약국 안쪽이나 약국 앞에 의약품 투약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반의약품에 한해 약사가 자판기에 설치된 영상기기를 통해 화상으로 환자에게 복약지도를 하도록 하고 있다.
자판기를 운영하는 약사는 의약품 판매부터 복약지도까지 모든 과정을 녹화하고 이를 6개월간 보관하도록 하고, 자판기에는 환자가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둬서는 안되도록 하고 있다.
복지부의 이런 약사법 개정은 지난달 산·학·연 민간전문들이 참여하는 신산업 투자위원회의 규제개혁 건의를 받아들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완화에 대해 의료단체와 약업계의 반대 목소리가 크다. 과거 편의점 등의 의약품 판매 이후로 자판기까지 설치될 경우 의약품에 대한 지나친 규제완화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행 약사법 50조에는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원격 화상을 통한 복약지도가 이뤄질 경우 그동안 ‘대면 복약지도’ 필수 원칙에 대해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화상 복약지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지역 약사들은 “24시간 약국 운영과 당직약국 운영 등 환자들의 약 접근이 용이하도록 하는 방식이 많은데 그동안의 대변 복약지도 원칙을 깨면서 자판기를 도입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기계 오작동이나 의약품 변질 등의 우려가 있고 관리자가 약사가 되는 만큼 이중 관리에 대한 어려움도 있어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의료보건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자판기 도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인바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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