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후 가능성 정치적 입김 작용 우려
충남도 법리대응, 공감대 확산 주력
당진평택항 도계분쟁과 관련해 충남도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두 가지 소송이 1년 넘도록 낮잠을 자고 있다.
첫 심리 기일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인데 일각에서는 소송 제기 이후 첫 변론일이 잡히기까지 2년 걸린 새만금 소송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충남도는 소송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도록 법원과 도민을 대상으로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8일 대법원에 ‘당진평택항 매립지 귀속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당진시가 관리해 오던 매립지 대부분을 평택에 넘겨주라는 정부의 판단은 지방정부 존립목적과 관할구역을 정부가 침해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어 같은해 6월 30일에는 헌법재판소에 이번 결정을 행자부 장관이 한 것이 잘못됐다는 요지의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냈다.
두 소송이 제기된 지 각각 1년이 넘었거나 다되어 가지만, 아직 모두 변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대법원과 헌재는 각각 원고(충남도지사), 피고(행정자치부), 보조참가인(평택시)에게 각각 질문에 대한 답변서를 요구하는 식의 ‘문서 공방’만 진행할 뿐이다.
일각에선 이번 소송이 유사 사건이 새만금 소송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송은 새만금 매립지 소유권을 둘러싸고 김제시와 부안군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것으로 2010년 첫 소송이 제기된 이후 2년 만인 2012년 첫 변론기일이 잡혔고 2013년 확정 판결이 났다.
따라서 당진평택항 도계분쟁도 차일피일 변론기일이 미뤄지다 2017년 대선을 전후해 변론기일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칫 정치적 입김에 따라 이 문제가 좌지우지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충남도는 도계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법원에 변론기일을 올 하반기 잡아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민과 관이 공동참여하는 대책위원회를 주기적으로 열고 도민 현장방문 등을 통해 ‘매립지=충남땅’이라는 공감대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소송이 제기된 이후 아직 변론기일이 안 잡히고 있어 도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이 나선 상태”라며 “법리적 대응과 도민 관심 제고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자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4월 13일 당진시가 자치권을 행사해 오던 매립지 등 96만 2236.5㎡의 토지에 대해 제방의 안쪽(28만 2746.7㎡)은 당진시 관할로, 그 외 매립지(67만9589.8㎡)는 평택시 관할로 결정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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