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유통업계 불확실성 증대 속 소비심리위축 노심초사
세계5위 경제대국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파가 전해진 27일 지역 금융권에는 달러 환전 인파가 몰렸다.
브렉시트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에까지 빠르게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망속에서도 안전자산인 달러를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대전 서구지역 한 시중은행 영업점은 환전하려는 고객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환전담당직원은 “영국의 투표결과가 EU탈퇴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24일 오후부터 달러를 매입하려는 사람들의 전화 문의와 점포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달러를 중심으로 환전고객 수는 물론 환전금액도 평소보다 두드러지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고 달러화가 오르고 있으니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국내경기가 장기침체에 접어들고 수출까지 1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는 상황에서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0원 오른 1182.30원에 마감했다.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g당 780원 급등한 5만200원으로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문을 열고 처음으로 5만원대를 넘어섰다.
지역 건설기업들은 브렉시트 관련 손익계산과 더불어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 후 맞은 첫 주중회의는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사업 영향을 전망하는 것으로 채워졌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지역 중견건설기업 관계자는 “아침 중역회의는 영국발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역 건설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우의 수를 검토하는 데 할애됐다”며 “업무를 정상적으로 추진하되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24일 1900선까지 떨어진 국내의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에도 전 거래일 대비 0.63%(12.3포인트) 떨어진 1912.94에 거래됐다.
특히 건설주 하락이 두드러졌는데 24일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는 4.71% 떨어져 이날 전체 코스피가 3.09% 떨어진 것보다 낙폭이 컸다.
건설기업들은 최근 집단대출 규제와 지역 부동산 냉각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또다시 대형 변수가 불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브렉시트 여진이 내수 위축을 불러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대전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명품 쪽에서 가격이 내린다는 말이 없어 큰 변동은 없을 것 같지만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까 지켜보고 있다”며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막연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갑을 닫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병안·문승현·방원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