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물량이 4000가구를 훌쩍 넘는데다 매매나 전세가격 상승률이 전국 평균치를 밑돌면서 분위기가 여전히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대형 건설사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단지만 청약자가 몰릴 뿐 나머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27일 충북도와 충북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도내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4171가구에 달한다.
지난 4월에 비해 425가구 감소한 수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올해 도내 미분양 물량은 1월 5007가구, 2월 4341가구, 3월 4096가구, 4월 4596가구, 5월 4171가구 등 4000가구 이상 적체돼 있다.
지난해 1월 842가구, 2월 1090가구, 3월 940가구, 4월 838, 5월 748가구 등과 비교해보면 5배 이상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충북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청약 광풍이 몰아칠 정도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활황이었다. 청약 경쟁률이나 매매, 전세가격 상승률 등이 전국 평균을 웃돌면서 소위 '잘 나가는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겨울철 비수기를 지나 올 봄 신규 분양시장이 열리면서 내심 기대감을 높였지만 성적표는 초라한 상황이다.
4·13 총선 이후 움츠렸던 투자 수요가 본격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측됐지만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 탓에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내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 상승률도 전국 평균치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4월 말 현재 도내 주택가격 상승률은 매매의 경우 0.9%로 전국 평균치인 3.3%를 크게 밑돌고 있다.
충북은 2015년 4월 3.7%로 전국 평균(2.6%)를 웃돌았지만 3월 3.4%, 8월 2.7%, 12월 1.3%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률도 지난 4월 말 현재 2.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치인 4.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매 분기 오르던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청주지역의 경우 2009년 6월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매물은 쏟아지는데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동산 업계는 매수 분위기 실종 탓에 실거래가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곳곳에서 대규모 신규 분양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분위기는 관망세가 뚜렷하고, 대규모 물량 공급에 따른 기존 아파트 가격 하락도 부채질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실수요자들이 새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은 수요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더 하락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 상황이 불안정해 투자자 뿐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주=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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