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결제수단 발급 및 보호가 신뢰플랫폼 핵심
머지않아 다가올 ‘동전없는 사회’를 앞두고 조폐공사의 생존전략은 무엇이어야 할까? 조폐공사의 본업 중 하나가 주화생산이다보니 자연스레 나오는 고민과 물음이다.
올해초 한국은행은 ‘중장기 지급결제업무 추진전략’(지급결제비전2020)을 발표하면서 동전없는 사회(coinless sociey)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전은 쓰기 불편하고 관리비용도 들어가니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 대신 충전식 선불카드 등 다른 결제방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보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를 뜻하는 핀테크(FinTech)시장이 2014년 120억달러 규모를 넘어서는 등 지속적인 성장추세에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이른바 비대면금융거래는 각각 7800만건(40조원), 4200만건(2조원)으로 증가했다.
나라안팎에서 현금없는 사회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지난해 신규 동전발행액은 1032억원(715만장)에 이르렀다. 주화는 유통 및 회수율이 낮아 매년 신규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폐기된 동전만 16억원 상당(1751만개)에 달한다.
한국조폐공사가 지난 24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개최한 ‘지불수단의 미래 세미나’에서는 이같은 현실과 함께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지불결제 수단에 대한 업계의 고민이 논의됐다.
공사 미래전략실은 이날 ‘동전없는 사회와 조폐공사’라는 자료를 내 “현금없는 사회는 비용절감, 범죄예방, 조세정책 등의 단순비교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점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동전없는 사회로의 변화는 주화 사업량의 감소라는 공사의 공공의 역할 축소보다 핀테크의 파괴적 혁신이라는 새로운 공사의 역할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금이 사라지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지불수단의 확산과 민간 금융 및 핀테크 등 새로운 기술혁신 업체들의 자유로운 시장진입을 위해 필요한 중립적 공공의 역할을 공사가 수행한다는 것이다.
공사는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인증·결제수단의 발급과 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관리하는 ‘신뢰 플랫폼 서비스’사업 개발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은 “신뢰플랫폼서비스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공사가 제공하는 지불수단과 인증수단이 국민들에게 신뢰와 안전,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결과”라며 “플랫폼이 첨단기술과 이해관계의 대립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하며 국민의 서비스로 정착할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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