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인증제도 탓, 정용기 의원 진상규명 촉구
#. 지난 2014년 서울에서 공무원들을 태우고 세종정부청사로 향하던 고속버스가 운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버스에 있던 공무원들로서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안전결함을 지닌 버스 100여대가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이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업체 D사에서 지난 2012년부터 올 4월까지 제작한 버스차량 400대 중 107대가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운행되고 있다.
문제는 D사에서 제작한 버스차량이 기준치를 크게 벗어난 초과중량 결함을 갖고 있다는 것.
D사의 버스차량은 국토교통부의 최근 조사에서 후륜축에 걸리는 하중이 등록된 제원보다 최대 1t 가까이 더 무거운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정 의원 측 전언이다.
축 하중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타이어 파손을 비롯해 엔진 꺼짐현상이 발생하는 등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때문에 안전행정부가 지난 2014년 안전을 이유로 해당모델의 운행중단을 요청했지만, 당시 국토부 조사에서는 제작결함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나, 2년 넘게 현재까지도 버스들이 운행되고 있다고 한다.
즉,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국민들을 태운 결함 버스가 오늘도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는 자동차 제작자가 안전기준에 적합한지를 스스로 인증 후 판매하도록 하는 자기인증제도의 운영 탓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이런 일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자기인증제도가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더 큰 피해를 입기 전에 하루 빨리 시정조치(리콜)를 하고, 업체가 고의적으로 기준치를 초과한 축중량을 속이고 판매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D사의 결함버스차량들에 대해 오는 9월께 시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강우성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