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값도 안되는 4000원으로 하루 끼니를 때우라니요.”
방학을 앞두고 결식아동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현실 물가와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3일 대전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올해 결식아동(잠정)은 동구 1268명, 중구 572명, 서구 1845명, 유성구 1260명, 대덕구 1424명 등 총 6369명이다.
이들 아동에 대한 예산은 총 11억4600만원으로 방학기간 1일 1끼당 4000원을 지원한다.
대전시는 지난해까지 3500원을 지원했지만 올해 500원 인상했다.
문제는 여전히 이 같은 금액이 한끼 식사비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김밥 한 줄이 2500~3500원선 하는 것을 감안하면 밥과 찌개가 나오는 백반집은 어림도 없다.
여기에 갈 수 있는 음식점도 한정적이다.
지난 겨울방학까지 대덕구는 도시락 업체 2곳으로부터 음식을 배달하고, 나머지 구는 지정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쿠폰을 발행했다.
중구와 유성구의 경우는 음식점 지정과 도시락 배달을 겸했다.
보통 1개동당 3~5곳의 음식점을 지정했지만 대부분이 중국집과 분식점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이모씨는 “5학년 딸 아이가 항상 음식양이 부족하다고 이야기 한다. 솔직히 시중에 6000원 파는 볶음밥을 4000원에 준다면 음식점에서도 양을 조절하지 않겠냐”며 “구청에서 불시로 음식이 잘 나오고 있는지 점검은 한다고 하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음식점과 도시락 업체측은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원재료비와 인건비, 운송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지역의 A도시락 업체 대표는 “도시락 배달만으로는 수익이 없어 다른 사업으로 보존하고 있다”며 “사실상 아이들에게 무료봉사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장은 “한창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균형 잡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줘야 한다”며 “적어도 급식비만큼은 차별받지 않도록 전국적으로 통일시키고 급식 단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은 중앙정부가 지난 2000년부터 담당해왔으나 2005년 지방정부로 복지업무가 이양되면서 지자체마다 예산이 천차만별이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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