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리뷰] 초미세먼지와 인간생활 그리고 측정표준

  • 오피니언
  • 사이언스리뷰

[사이언스리뷰] 초미세먼지와 인간생활 그리고 측정표준

  • 승인 2016-06-23 14:04
  • 신문게재 2016-06-24 23면
  • 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 선임연?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 선임연?
▲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 선임연구원
▲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 선임연구원
얼마 전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디젤자동차가 지목되어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일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미세먼지 중에서 검은색을 띄어 유독 사람의 눈에 많이 띄는 검댕이 버스나 트럭에서 많이 배출되니 초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오해를 받을 만하다.

필자가 2006년 여름철 중국 북경시에서 연구한 결과, 대기 중 초미세먼지의 60 % 이상이 배출원에서 직접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대기 중 가스 상 물질의 광화학 반응으로 생성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당시 필자의 조사결과 초미세먼지 중 황산염, 질산염, 암모늄의 합이 약 52 %, 유기입자가 약 22 %, 검댕이 약 7 %로 초미세먼지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 중에서 배출원에서 입자로 직접 배출되는 성분은 유기입자 일부분과 검댕 뿐이며, 대부분은 가스 상 전구물질(1차 대기오염물질)로부터 생성된다. 따라서 초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스 상 전구물질인 질소산화물, 이산화황, 암모니아,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들이 어떻게 반응하여 초미세먼지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소속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한반도의 대기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 연구에 참여하여 가스 상 전구물질의 정도관리 및 측정을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초미세먼지의 화학조성 및 흡습특성 규명을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각각 입경이 10 μm(마이크로미터)와 2.5 μm보다 작은 입자들로 정의한다. 10 μm와 2.5 μm 사이의 입자들을 조대입자라 정의하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황사는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조대입자는 대부분 코와 기관지에 녹아 걸러져 폐까지 도달하지 않는다. 반면, 초미세먼지는 코와 기관지에 잘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도달하게 된다. 흡연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의 폐 사진이 흡연자와 유사하게 검은색 반점을 띄고 있는 경우는 대부분 검댕이 농축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비록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일부분이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진다 하더라도 호흡기 질환이나 코의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눈이 건조한 사람의 경우 여러 가지 안과질환을 유발시킨다.

초미세먼지는 시정(가시거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필자는 2006년 중국 광저우와 북경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시정이 악화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대기 중 상대습도가 높아짐에 따라 시정이 더욱 악화됨을 확인하였다. 현재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시정은 목측(사람의 눈으로 거리를 직접 측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필자가 개발 중인 광학적 기반의 시정 측정 장치를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고감도의 시정측정값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초미세먼지와 황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올바른 황사마스크(KF80 혹은 KF94) 착용이다. KF80은 평균 직경이 0.6 μm인 입자의 제거 효율이 80 % 이상, KF94는 직경이 0.4 μm인 입자의 제거 효율이 94 % 이상을 의미한다. 필자가 2007~2008년 서울 지역 대기 중 미세먼지를 연구한 결과, 황사입자의 크기는 대부분 1 μm 이상이고 4~5 μm에 가장 많이 존재하였다. 결국 KF80을 쓰든 KF94를 쓰든 대부분의 황사가 걸러지게 될 것이다. 필자는 초미세먼지용 마스크와 황사용 마스크로 분리해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초미세먼지와 관련해서 공기청정기, 세정제 등 다양한 생활제품이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제품에 대한 정확한 성능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측정에 대한 올바른 표준 확립이 선결 조건이고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INS 기밀 유출 있었나… 보안문서 수만 건 다운로드 정황에 수사 의뢰
  2.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3.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4. [춘하추동]새로운 시작을 향해, 반전하는 생활 습관
  5. 수도권 뒤덮은 러브버그…충청권도 확산될까?
  1.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2. 3대 특검에 검사 줄줄이 파견 지역 민생사건 '적체'…대전·천안검찰 4명 공백
  3.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4. aT,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 위해 총력 대응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