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근우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 정근우가 주장다운 품격을 보였다.
2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6회 말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6회 2사 후 타석에선 NC 박석민이 한화 투수 송은범이 던진 몸쪽 공을 빈볼로 오해하면서 격분했고,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큰 몸싸움 없이 양팀은 각자 덕아웃으로 돌아가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7회 초 NC 바뀐 투수 최금강이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다시 한번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근우는 공을 맞은 후 손짓으로 한화 덕아웃에 나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에 흥분했던 한화 선수단은 조용히 덕아웃에 머물렀다.
자칫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을 주장인 정근우가 잘 대처했다. 팀의 주장으로서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행동을 보인 것.
경기 후 정근우는 “공을 맞은 부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무엇보다 팀이 승리해서 기쁘다”라고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김태균을 대신해 정근우를 새롭게 주장으로 선임했다. 시즌 초반 팀이 어려울 때 덕아웃에서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특유의 익살스런 유머로 가라앉을 수 있는 팀 분위기를 추슬렀다. 경기에서도 리드오프로 나서 맹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타율 3할3리(254타수 77안타) 9홈런 37타점 15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타선을 이끌고 있다.
한편, 이날 잠실 SK와 LG전에서도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양팀 주장인 류제국과 김강민 간에 주먹이 오갔다. KBO는 이번 일에 대해 상벌위원회를 23일에 열기로 했다. 징계가 불가피해 팀 전력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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