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후보와 차별화 나서 ‘대타’ 이미지 불식 시도
출마선언 구체적 시기 언급 준비착수 관측나와
정치지형 변화 등 장애물도 산적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선출마 로드맵 가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과거와 달리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출마선언 시기까지 시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지사의 대권출마가 실제로 실현되기까지는 여야 대선판도 등 정치적 여건변화 등 험난한 변수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안 지사는 22일 충남도청에 열린 민선6기 2년 기자회견에서 “나는 특정후보의 대체재가 아니다”며 “(불펜투수론은) 문재인 후보 등에 대한 후배로서의 예의를 갖춘 차원이었지 릴리프 또는 보조 등 보완재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대선출마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안 지사가 수차례 반복했던 ‘불펜투수론’에서 진화했다는 분석이 많다.
불펜투수론의 핵심은 시대적 요청이 있을 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년 대선과 관련해 야권의 ‘필승카드’가 아닌 ‘대안’ 또는 ‘대타’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야권 또는 일부 언론에서 자신을 문재인 전 대표의 ‘다음 순서’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불식에 본격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스스로 ‘필승카드’로서의 이미지 부각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는 것이 정가의 시각이다.
대선 출마선언 시기에 대한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안 지사는 이날 이와 관련해 “제가 나서고 선언해야 할 때가 되면 너무 늦지도 성급하지도 않게 결론을 내리겠다”며“각당 경선 후보 등록 때가 기계적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권에서는 이 시기가 통상 대선을 7~8개월 앞둔 2017년 4~5월께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12년 대선의 경우 여야 경선레이스가 그해 6월 이후 본격화됐는데 너무 늦었다는 평가가 많아 내년에는 이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그동안 대선출마 선언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적절한 때’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갈음해 왔다.
하지만, 이날 구체적 시기까지 거론하고 나서자 이때를 ‘데드라인’으로 정해놓고 출마선언 준비에 이미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안 지사가 실제 대권 도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여당이 최근 대선 유력주자로 급부상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카드를 꺼내면 반 총장보다 훨씬 젊은 안 지사는 야당 대선후보로 아예 거론조차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여당이 남경필 경기지사 등 ‘50대 기수론’으로 대선판을 짜면 문재인 전 대표보다는 안 지사가 야당 ‘대항마’로 주목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안 지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7년 대통령 선거가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과 각당 상황이 (대선출마를) 결정하는 중요한 축이 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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