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고의 학생회장 선거 유세 |
학생에 대한 학교 측의 존중과 배려, 서로간의 협력이 생활화 된데 따른 것이다.
예산고는 학생들의 자치활동 시간을 보장하고 학생회 운영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등 민주시민 육성을 위한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 선관위를 구성하고 선거운동원을 등록하는 등 공정하고 세밀한 학생회장 선거 진행은 예산고 학생자치활동의 꽃이다.
개교 5년차인 신생학교 가온중은 학생 스스로 자치법정을 운영해 학교 질서를 유지하는 신선한 방식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있다. 자치법정은 학생이 판사와 검사, 변호인, 배심원 등의 역할을 맡는 배심원제도 형식을 유지하는데, 지각 등의 경미한 잘못에는 선생님 모닝콜하기 등의 이색적인 벌칙으로 준법정신을 키우고 있다.
이번 순서에서는 전통의 예산고와 패기 넘치는 가온중의 민주주의 훈련을 비교하면서 살펴보는 재미를 느껴보자. <편집자 주>
●예산고등학교, 행복지수 높이는 존중·배려·협력
24학급 660여명의 학생이 생활하는 예산고(교장 조성호)는 슬로시티로 불리는 전형적인 농촌의 살기 좋고 평안한 지역에 1967년 세워졌다.
50년 전통의 예산지역 명문 예산고는 학생 주도의 학생회장 선거부터 학생이 여는 축제, 민주시민 연수 등으로 학생자치활동을 보장한다.
▲학생 주도 학생회장 선거=예산고의 학생자치활동은 학생회장 선거로부터 시작된다. 학생대의원회를 통해 고민한 결과 예산고는 축제 분위기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신입생 입학 후 시간적 여유가 있는 7월로 선거일을 정했다.
예산고는 학급회의와 학생대의원회의, 학생회임원회의를 순차적으로 열어 바람직한 선거의 틀을 마련한다.
운영과 실무로 조직을 나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의 선거운동원도 등록하도록 해 공정한 선거활동을 유도한다.
이와 함께 학교예산으로 선거공영제와 선관위 예산을 편성해 학생회장 후보자 어깨띠와 피켓도 공평하게 제작해 지급한다.
선관위는 후보자들이 만든 홍보동영상을 학급모니터로 송출하고, 후보자들은 합동유세에서 후보자 연설, 지지연설, 운동원 퍼포먼스,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약을 제시한다.
방송동아리는 후보자 TV토론회를 촬영해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청하도록 하고 있다. 이의신청 등이 있을 때는 학생선관위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
▲학생이 여는 축제=예산고는 학교 축제를 학생이 주도하는데, 학급회의를 거친 학생회 임원들이 모여 축제의 기본 틀을 정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제기하고 상의한 의견을 통해 학급 상징 깃발을 만들고, 학생회 활동 영상을 제작해 축제 때 상영했다.
축제 주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공모하기도 했다.
공모와 학생회의 결과 예산고의 축제는 규정 주제와 자유 주제로 운영했다.
규정 주제 공연인 '국가 창건 선포식'은 '살고 싶은 우리들의 나라 만들기'를 주제로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형식은 국호와 국가에 대한 내용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국기와 국가 상징물, 전통 의상, 가사를 바꾼 국가 등을 제작해 발표하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학생들 스스로 갖기로 한 것이다.
자유 주제 공연인 '최고다 우리 반'은 공동체 의식 강화를 위해 대회형식을 지양하고, 모든 학급 구성원이 주인공이 돼 참여하는 자유로운 축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산고의 담임·부담임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학급별 공연을 기획하는 사제동행의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여기에 예산고 학생들은 '레드카펫창작영화제'를 학년 초 공모해 진로선택이나 성적에 대한 고민 등을 주제로 청소년의 시선으로 창작한 세 편의 출품작을 축제 때 상영했고, 청소년인권영화제 당선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축제를 마무리 했다.
▲민주시민의식 함양 연수=예산고는 학생회 '민주시민 의식 리더십 연수'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바람직한 유권자의 자세' 등 다양한 연수를 통해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고 있다.
해마다 1월에는 '학생회 임원과 대의원이 함께하는 리더십 연수'를 통해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평가를 하고 향후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천안 가온중학교, 자율과 책임으로 성장하는 배움터
가온중(교장 이병례)은 2011년 개교한 신생 학교로, 천안시 행정타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교명인 순우리말 '가온'은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을 지닌다.
학교 교훈도 '큰 꿈을 갖고 열정으로 노력해 세상의 중심에 서자'이다.
가온중은 학생 모두가 저마다의 꿈대로 성장해 각자 삶의 중심을 잡아갈 수 있도록 학생이 즐거운 학교 가꾸기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신선한 분위기와 열정이 가득한 가온중은 학생의 자율역량과 민주시민 의식 고취에 중점을 둔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생 주관 행사 운영=가온중은 학생대의원회가 부서를 나눠 음악회와 캠페인, 경연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가온중 학생회는 학교홍보부, 바른생활부, 정보부, 자치법정부, 예체능부로 나뉜다. 각 영역별로 전문화된 학생자치활동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학생회는 지난 5월 청소년의 달을 기념해 '친구사랑 주간'을 운영했다.
또 허그(hug)데이, 간식 나눔 행사, 선생님께 사랑의 편지쓰기, 등굣길 사랑 나눔 캠페인, 행복한 학급 만들기, 작은 음악회, 학교폭력 예방 학예대회, 가온복면가왕 등의 자체 행사도 진행했다.
선생님을 존경하고 학생을 사랑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일환으로 학생 스스로 기획한 것이다.
가온중은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 '행복한 학급 만들기' 행사를 학기마다 1~2회씩 진행하기도 한다.
학급별 학생과 교사가 모둠 별 놀이 활동, 칭찬릴레이, 고민 털어놓기 등의 활동을 통해 각자 마음속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좀 더 친밀해지는 시간을 갖자는 게 이 행사의 취지다. 학교는 학생 활동에 관여치 않으면서 예산 지원으로 학급의 단합 기회를 마련한다.
▲학생 스스로 질서를 정립하는 학생자치법정=가온중은 학생자치법정 운영으로 학생 중심의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지각 등 경미한 잘못을 반복한 학생에 대해 학교 선도위원회를 통한 지도 대신, 학생이 주체가 돼 반성하고 개선하는 기회를 마련해 생활지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지도점(벌점)이 일정 수준 이상인 학생에 대해서는 학생자치법정을 개정하는데, 학생이 판사와 검사, 변호인, 배심원 등의 역할을 맡는 배심원제도를 적용한다.
학생자치법정에서 내리는 교육처분은 담임선생님께 모닝콜 하기, 선생님과 교환일기 쓰기 등이 있다.
가온중은 이렇게 교육적 개선활동을 이행하면 벌점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학생자치법정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 반성의 기회를 갖게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자각하며 준법정신을 스스로 함양하고 있다.
학생자치법정은 신생학교다운 기발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모범적인 민주주의 훈련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와 함께 가온중은 법무부 주관 마음모아 톡톡 프로그램 운영학교로 선정돼 법사랑 동아리를 학생자치법정과 연계 운영한다. 이 동아리 학생들은 학생자치법정에 함께 참여하며, 기본 질서 준수에 대한 등교시간 캠페인을 주도한다.
가온중은 학생대의원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생자치활동을 펼치고, 학생 스스로 질서와 약속을 지키는 민주시민 문화를 형성해 학교를 이끌어가고 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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