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상 표준연 대기환경표준센터 박사가 입자액화포집기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바이오매스 연소 지시물질 측정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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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러시아 산불과 한국의 초미세먼지 상관관계 입증
러시아 산불이 한반도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정진상 대기환경표준센터 박사가 러시아 산불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가 장거리를 이동해 한반도로 유입되고 결국 한국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로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로 코털이나 기관지 섬모에서 잘 걸러지지 않아 뇌ㆍ폐ㆍ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초미세먼지는 주로 화석 연료, 농작물, 산림 등 바이오매스 연소에서 생성된다.
연구팀은 2014년 7월 러시아 시베리아 산림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한 후 대전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51∼100㎍/㎥로 ‘나쁨’ 수준인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에 주목해 한반도 초미세먼지의 화학조성 분석과 위성영상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온크로마토그래피 기법을 사용해 대전지역에서 포집된 초미세먼지의 화학조성을 분석했고 바이오매스 연소 지시물질인 레보글루코산이 평상시보다 4∼5배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바이오매스 연소 지시물질은 바이오매스 연소로부터 배출되는 물질 중 다른 배출원에서는 배출되지 않는 물질로 레보글루코산, 마노산, 갈락토산, 칼륨 등이 있다.
연구팀은 레보글루코산 외에도 마노산, 칼륨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러시아 산불에 의한 국내 대기 중 초미세먼지의 영향을 파악했다.
그 결과, 시베리아 산불지역 동쪽으로 발달한 저기압과 서쪽으로 발달한 고기압의 기압배치 때문에 산불에서 발생한 연기가 남쪽으로 약 3000㎞를 이동해 한반도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레보글루코산과 마노산을 국내 최초로 이온크로마토그래피 기법으로 분석했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이온크로마토그래피는 기존 분석법과 달리 복잡한 전처리가 필요 없고 분석이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정진상 박사는 “지금까지는 국내 또는 중국과 같은 근거리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에만 관심을 둬 왔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중국 북부 지역과 북한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 연소에 대한 연구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일 에트머스페릭 케미스트리 앤 피직스(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에 실렸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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