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재벌총수의 전횡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한 상법개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즉각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2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거대경제세력의 특권적, 탈법적 행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정상적인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국회가 거대 경제세력을 대변하면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없다”며 “20대 국회와 차기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일본이 겪고 있는 ‘잃어버린 20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이 날 연설에서 ‘경제민주화’와 더불어 ‘포용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포용적 성장’은 지난 2007년 아시아개발은행이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성장의 과실을 사회 전체가 골고루 함께 나눌 수 있도록 경제성장과 복지확대를 동반 실현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는 “지난 30년 대기업중심 경제정책으로 벌어진 소득격차를 해소하여 내수를 확보하고 성장을 모색하자는 전략”이라며 “국가는 시장에 개입하여 소득재분배, 노동시장, 보건의료, 교육, 환경정책 등을 설계하고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2%대 저성장은 향후 경제정책 수립에 대전제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4%대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거짓말이거나 무지하다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대 저성장 경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한 분배구조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경제민주화가 곧 경제활성화”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현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했지만, 경제정책 기조에서 경제민주화가 사라진 것은 결국 대통령의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통해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어난 구의역 사고를 거론하며 “이 사고의 본질은 불평등과 양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하며 국민 안전 역시 ‘경제민주화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조세 부담률을 감세 정책 이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대표는 “세출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로 세출에서의 재원확보도 함께 해야 저성장,양극화 시대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의 대표 연설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헌특위 구성문제는 조만간 여야가 의제에 올려 얘기를 해봐야 한다”며 “정치개혁특위가 필요하다는 기본입장은 같지만, 개헌문제가 정치개혁특위의 한 줄기로서 다뤄질지 얘기를 들어봐야 하고 개헌특위가 (별도로) 필요한 지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며칠 전 김종인 대표와 개헌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특위 구성을 검토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나도 찬성했다”며 “특위 구성은 국회의원만 할지, 외부인사가 할지 그런 세부적인 문제를 협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황명수 기자 hwang29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