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금은방 털던 절도범도 2월 검거...2차 피해 우려도
다른 지역에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들이 대전에서 번번이 붙잡히고 있다. 지리적 이점과 접근성 덕분에 범죄자들이 대전을 찾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서울 개포동 살인사건’ 용의자 A(36)씨가 지난 18일 오후 10시 4분께 서구 갈마동 인근에서 붙잡혔다. 그는 지난 16일 강남 한 아파트에 침입해 6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하루 뒤인 17일 오후 9시 37분께 착용 중인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 그는 2건의 특수강도강간죄를 저질러 법원으로부터 2025년까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전자발찌를 끊은 A씨는 차를 빌려 대전으로 이동했다. 그는 18일 오후 8시 30분께 동구 용전동에서 또 다른 범행을 시도했다. 주택가를 혼자 걸어가던 60대 여성의 가방을 날치기하려고 한 것이다.
목적은 돈이었다. 도주 비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성의 강력한 저항으로 A씨는 차를 타고 도망갔지만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조사 결과 A씨가 대전으로 이동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전해진다.
다른 곳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대전에서 붙잡힌 피의자들은 또 있다. 지난 2월엔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을 돌며 금은방을 턴 절도범 B(58)씨가 대전복합터미널 인근에서 경찰에 잡혔다. 당시 B씨는 금은방에서 훔친 물품 거래를 끝내고 버스를 타려던 참이었다.
노인들을 상대로 목걸이를 떼어 달아나는 ‘굴레따기’ 전국구 조직도 대전역 역전시장에서 범행을 벌이다 검거되기도 했다.
범죄자들이 대전을 경유지처럼 들리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대전이 국토 한가운데 위치한데다 전국 어디든지 기차나 버스 등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 일선 경찰서 형사는 “타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피의자들이 대전에서 다른 범죄를 시도해 붙잡히거나 타 지방청 요청으로 추적에 나선 경찰에 검거되는 경우가 꽤 있다”며 “대도시이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범죄자들이 대전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2차 범죄 예방은 물론, 피의자 추적을 위해 방범용 CCTV 확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전에는 동구 105개, 중구 113개, 서구 183개, 유성구 185개, 대덕구 174개, 대전청 84개 등 방범용 CCTV 844개가 설치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전에서 발생하는 범죄도 물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범죄행각을 벌인 뒤 대전으로 넘어오는 범죄자들이 예전부터 꾸준히 있었다”며 “개포동 살인사건처럼 강력범인 경우 2차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빠른 검거와 범죄 예방을 위해서라도 CCTV 확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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