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0일 교육환경 및 관사 안전 점검을 위해 찾은 보령 삽시도 오천초 삽시분교에서 학부모 및 경찰관 등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섬마을 교사들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것은 쇠창살로 창문을 막고 감시카메라를 매다는 것이 다가 아니었다.
충남 보령 섬마을 삽시도의 작은 학교 관사는 방범 측면에서 보면 ‘꽝’이었지만, 사람 간의 믿음으로 학교와 마을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선생님들을 존중했고, 고마워했다. 교사들도 주민들을 믿었으며, 서로 소통하고 있었다. 주민과 교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섬마을 치안보다 아이들의 교육여건이었다.
20일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섬마을 학교 교육환경 및 관사 안전 실태 점검을 동행했다. 대상은 오천초등학교 삽시분교. 보통 지역민들은 “육지에서 배로 한 시간 거리”라고 말한다.
김 교육감은 이날 선착장에서 학교로 가는 마을길을 살핀 뒤 학교 건물을 둘러보고 아이들과 먼저 대화했다. 이어 학부모 및 교직원, 경찰관 등과 함께 토론한 후 직원 관사를 살폈다.
관사는 7개의 원ㆍ투룸 형태 방이 있는 2층 건물로 2003년 준공했는데, 딱 13년 지난 구형 원룸 수준이었다. 시중의 원룸들보다 규모는 컸지만 곳곳이 낡았고 누수와 균열 등이 있었다. 방범창이나 CCTV 등의 방범시설은 전무했고, 창문 잠금 고리와 쇠막대 열쇠를 이용하는 개인 현관문 잠금장치가 전부였다. 관사 침입을 가정한 방범 측면에서 보면 한 마디로 ‘열악’했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0일 교육환경 및 관사 안전 점검을 위해 찾은 보령 삽시도 오천초 삽시분교에서 관사 건물 균열과 방범 실태를 살핀 후 도교육청 간부 등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그런데 교사들은 모두 안전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김선영(49·여) 삽시분교 유치원 교사는 “이 곳에 희망해서 왔는데 환경이 너무 좋고 아름다워 힐링이 되고, 주민들과 사이도 좋아 생활하기 편리하다”며 “관사의 방범시설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 믿음을 쌓고 소통해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도교육청은 만일에 대비해 이달 중 CCTV 2대와 건물 전체 방범창, 중앙현관 철문 및 잠금장치, 비상벨 등을 설치한다.
주민들은 교사를 “너무 고마운 분들”이라고 표현했다.
삽시도 주민 김현배(48)씨는 “마을 분위기가 좋아 화합이 잘 되고 선생님들과 관계도 좋다”며 “마을사람들은 어려운 곳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0일 교육환경 및 관사 안전 점검을 위해 찾은 보령 삽시도 오천초 삽시분교에서 아이들과 대화하고 있다. |
11명의 학생(유치원 2명)과 5명의 교사가 있는 삽시분교, 이 학교를 마을공동체로 생각하는 삽시도(주민 442명)는 이렇게 공존하고 있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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