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의회 정례회 모습. 세종시의회 제공. |
산건위, 예산집행 내역 등 자료 부실 등 지적… 20일 보완자료 검토 후 진행 여부 결정
잇따른 추문 덮기 위한 과도한 딴지걸기 시각도
세종시의회가 정례회 이틀 만에 행정사무감사를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청이 제출한 감사 자료에 오류가 많다는 게 이유지만, 무분별한 예산 삭감 논란과 거짓 현장방문(바다낚시) 등에 따른 후유증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19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전반기 마지막 정례회를 개회한 가운데 산업건설위원회가 3일째인 17일 행정사무감사를 돌연 중단했다. 오류투성이의 자료가 원인이었다.
체육·문화예술 예산 집행 보고 과정에서 최대 수천만원의 지원금 차이가 드러났고, 사후 정산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시의적절하게 지원돼야 하는 보조금은 담당자의 선심성으로 비쳤고, 정산방식에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태환 의원은 “그동안 시가 제출했던 자료를 분석해 발언한 내용이 허위 사실이 된 꼴”이라며 “이런(오류) 자료를 가지고 행감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경대 의원은 “사전 조율 과정에서 지적한 내용이 그대로 올라온 것은 감사를 받으려고 하는 기본자세가 안된 것”이라면서 “이는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의원들이 자료상 수치 오류 등을 문제 삼으면서 경제산업국에 대한 감사가 중단된 것이다.
고준일 산업건설위원장 “1~2가지 사안이 아닌 전반에 걸쳐 수치상 오류가 발생해 더 이상 행감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20일까지 모든 실과에서 수정 보완된 자료를 제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열렸던 기획조정실 등에 대한 행감에서도 시의회 행정복지위원들이 감사자료 부실제출과 업무처리 미흡 등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삭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고기동 기획조정실장과 조수창 균형발전국장, 안승대 경제산업국장 등은 부족한 행감 준비 상황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적은 인력으로 산하·소속기관과 지원단체의 방대한 회계를 검증하는 건 쉽지 않은데다, 구청 등의 중간 집행기관이 없는 단층제 업무 특성상 업무 과부하가 만만치않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잇따른 구설로 추락한 의회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돌리기 위한 과도한 제스처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의정 활동의 꽃인 행감 기간, 주목할만한 사안을 만들거나 주요 현안을 공론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절차와 자료’에 대한 문제제기만으로는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에 자초한 여러 추문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후 행감에 임했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광역의회로서의 위상은 스스로 찾아야 하지만, 여전히 기초의회 시절의 구태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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