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형훈 문화이사,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 무대 올라
“선병원을 찾는 환우들과 대전 시민에게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음악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선형훈 선병원 문화이사가 다음달 1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이날 공연은 선병원 개원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모스크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초청해 바이올린 협연을 선보인다.
16일 오전 중구 목동 선병원 근처 한 카페에서 다음달 연주회를 앞둔 선 이사를 만났다. 선 이사는 매일 바이올린 연습에 열중하면서 막바지 컨디션 조절에 힘쓰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선 이사에게 이번 공연은 특별하다. 몸담고 있는 선병원이 설립되고 반세기 동안 건재함을 축하하는 자리기도 하지만 바이올리니스트 선형훈으로서의 기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일 선 이사는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선형훈과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연주회를 열었다. 20년만에 무대로 복귀한 선 이사를 축하하기 위해 미국 줄리아드음대 시절 친구인 피아니스트 김대진(수원시향 지휘자ㆍ한국예술종합대학교 교수), 비올리스트 장중진(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 배일환(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 함께 무대에 섰다.
선 이사는 이날을 떠올리며 “30년만에 보는 건데도 엊그제 만난 것처럼 하나도 안 변해 있어서 연습하면서도, 무대에서도 너무 즐거웠다”며 “무대에 오르기 전에 긴장하는 스타일인데 그날은 친구들의 에너지를 받아서 긴장 안 하고 마음속에 있는 것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음악회에서 좋았다는 평이 많았는데 스스로도 많이 (실력이) 올라온 게 느껴진다”며 “이번 음악회에서도 그런 기운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선 이사는 정경화, 이차크 펄만 등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를 키워낸 이반 갈라이먼(1902-1981)의 마지막 제자다. 당시 15살이던 선 이사가 스승에게 마지막으로 배우던 곡이 러시아 음악이어서 이번 음악회가 더 특별하다고 한다.
그는 “갈라미안 교수가 차이코프스키를 가르쳐주다 돌아가셔서 러시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연주한다는 것이 가슴 설렌다”며 “상당한 기교가 필요한 곡이어서 잘 될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자신감도 붙었고 잘 연주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 이사는 끝으로 “지역 병원의 문화이사로서 시민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음악이 주는 치유의 힘을 전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한편 이번 공연은 다음달 1일 오후 7시30분 대전예당 아트홀에서 펼쳐지며 모스크바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소프라노 이리나 치츠코바, 발레리나 스베트라나 야코브레바, 바리톤 정경이 출연한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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