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는 쏠림창업 영세성 심화로 폐업
대전충남지역 자영업이 고령화와 영세성, 부채부담, 폐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경기침체 장기화 국면에서 은퇴한 베이비부머가 생계유지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창업으로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빚만 떠안은 채 문을 닫는 ‘패착(敗着)’의 구조다.
16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 최정희 과장·김수림 조사역이 발표한 ‘대전충남 자영업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보면 2014년말 현재 자영업자 수는 대전 9만3000명, 충남 13만2000명 등 22만5000명으로 2007년부터 연평균 2.1% 증가했다.
전국평균 1.8%를 웃도는 수치다. 여기에 종업원을 더한 자영업 종사자수는 42만7000명에 이른다.
자영업자 증가폭은 2010년 이후 3∼4%대를 기록하며 커졌는데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성장 기조, 베이비붐세대 퇴직 등이 겹치면서 생계형 자영업자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득원을 상실한 퇴직자들은 손쉬운 창업을 선택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지역 내 자영업자 중 60대 이상은 2008년 대비 8.3%포인트 증가한 49.9%에 달한다. 자영업자 둘 중 하나가 노인이란 얘기다.
지역 자영업자 68%는 6개월 미만의 짧은 준비기간을 거쳐 창업에 뛰어들었고 50∼60대의 경우 80%가 넘는 이들이 꼽은 창업동기는 생계유지였다.
치밀한 준비 없는 소규모 투자는 전통서비스업 창업 쏠림으로 이어진다. 대전충남을 포함한 전국 자영업자 중 70%가 도소매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 운수업 등 경기에 민감한 전통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자영업자 영세성은 심화하고 있다. 2013년중 대전과 충남 자영업자의 월평균 매출액은 각각 709만원, 914만원으로 2010년보다 22%, 25% 감소했다.
대전의 사정은 심각하다. 자영업자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166만원(2013년)에 불과하다.
월평균 영업이익이 200만원 미만인 자영업자가 전체 자영업자의 61%에 이른다. 지난 10여년 간 자영업자 소득증가율은 2.4%에 그쳤다. 임금근로자 소득증가율(7.1%)의 1/3이다.
대전의 자영업자 폐업률은 15.2%로 전국평균 13.9%를 상회하고 대전충남 전체 폐업업체 중 38.8%가 2년내 폐업했다.
개인사업자의 대출잔액 증가추세는 가파르다. 대전 26.9%, 충남 29.1%다. 전국평균(8.6%)의 3배가 넘는다.
3월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대전 8조원, 충남 11조원에 이르고 있다. 고금리대출 비중도 대전 10%, 충남 20.2%로 집계됐다.
최정희 과장은 “정부 등 관계기관이 나서 성공적인 창업로드맵을 제시하고 자영업자 대출증가 상황과 상환능력 등을 면밀히 살펴 금융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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