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
주전이탈, 사기저하, 임금 및 수당체불 등으로 인한 총체적인 경영난이 그 원인이었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대다수의 다른 시민구단들도 마찬가지인데, 인천구단은 인천시에 21억원의 긴급지원금을 요청했지만 매년 반복되고 있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한 조치로 이외에도 미지급된 각종 수당이 10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경남(-39억원)과 성남(-32억원), 강원(-13억원)구단도 인천(-106억원)과 마찬가지로 이미 자본금이 잠식돼 바닥난 상태다.
이미 망한 기업이나 다름없는 K-리그 시·도민 구단들이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자생력을 얻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결국은 폐업해야 하는 총체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 없이 지자체의 보조만으로 프로구단을 운영한다는 발상 자체는 결국 누군가의 오판이었다.
대전시도 해마다 수십억원이 넘는 돈을 대전시티즌에 투입하고 있다. 1996년 창단돼 2005년 시민주 공모를 통해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대전시티즌이 월드컵경기장 무상사용과 클럽하우스 건립 등을 통해 매년 평균 100억여 원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데 시민구단 11년간 100억씩 투자했으면 1000억원 이상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100% 시비가 아닐지라도 어쨌든 시에 소요될 기업의 후원을 포함해 대전시의 막대한 재원이 대전시티즌에 사용돼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전시티즌은 강등된 K-리그 챌린지에서 현재까지 4승 6무 6패, 7위의 초라한 팀 성적과 평균 관중 2493명(2015년 기준)으로 응답하고 있고 이것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확률은 적다.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부임해 오는 사장마다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다.
▲ 대전월드컵경기장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
경기력 향상을 모색하고자 괜찮은 선수 몇 명을 데려 오고 싶어도 수십억원이 드는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고, 시비를 요청해도 매번 삭감돼 준비된 선수 영입을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시민구단의 한계는 단연코 돈에 있다. 자치단체의 한정된 예산으로 무한정 구단을 지원할 수는 없다.
경기력 상승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한 K-리그 진입과 구단 안정화를 이루려는 계획들을 새로 부임하는 사장마다 매번 세우겠지만 결과는 도긴개긴이다.
지자체의 한정된 예산지원으로 자금력이 막강한 기업구단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생각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다. 시민구단 11년째, 언제나 답이 없었다. 도저히 해결책을 못 찾겠으면 이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만약 대전시가 1000억원이라는 자금을 체육의 다른 종목에 투자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대전은 해당 종목의 메카(성지)가 됐을 것이다.
잘못된 투자가 계속되고 있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차라리 매년 100억원을 들여 월드컵경기장을 시민복지와 수익사업이 어우러진 복합 스포츠테마파크로 만들면 어떨까?
그리고 시민을 위한 정기적인 축제 등의 이벤트를 개최하면 어떨까? 텅 빈 관중석은 시민들의 무관심을 증명하는 증거다. 누구를 위해 매년 100억원을 사용해야 할까?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오로지 대전시티즌 경기만을 위해 운영되고 있고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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