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기업 3500여곳 중 99%는 중소건설사
인력과 장비 덜 필요한 주택건설ㆍ관급공사 주로 수주
건설경기 위축 도미노 중소건설기업에서 시작
중소 건설기업에 맞는 생활형 건설시장 나와야
대전과 충남 중소 건설기업이 주택경기 침체와 관급 SOC사업의 발주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에 뿌리내린 건설기업 중 99%가 중소기업에 해당하고 주택과 관급공사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종합심사제나 집단대출 규제 등으로 지역 중소건설사에 사업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전에 본사를 둔 한 종합건설사는 지난해 초 도시형주택을 공급한 이후 1년 넘도록 사업을 못하고 있다.
지역에서 주택을 지어 분양할 부지를 찾지 못했다는 직접적인 원인 외에도 여러 건의 조기발주에서 미끄러지면서 사업수주 제로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을 전문적으로 공급했으나 지난해부터 대전에 마땅한 부지가 없고 매입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민간 건설사업도 좀처럼 없어 큰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대전과 충남의 건설기업 3500여곳 중 99%가 중소기업법에서 정한 상시종업원 300명 미만 또는 자본금 3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에 해당한다.
지역 중소 건설기업들은 고도의 기술력과 장비가 덜 소요되는 주택과 관급공사에서 주로 수익을 내고 있어 건설경기변동에 민감하다.
건설산업연구원 김영덕 연구위원은 “중소 건설기업은 관급 공사가 줄자 자체 사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주택건설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2009년 전체 건설업 종사자의 73.4%를 고용했던 게 최근에는 비율이 69.1%까지 낮아졌다”며 “중소 건설사들이 건설경기에 그만큼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도입한 300억원 이상 종합심사낙찰제도 중소건설기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건설기업은 그동안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해 여러 사업을 수주하는 방식으로 사업물량을 확보했으나 공사수행능력과 사회적책임도까지 평가에 반영되면서 일감 확보가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다.
이때문에 대전과 충남에서는 관급 조기발주 공사를 마무리한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건설 비수기로 보고 있다.
지역 건설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건설경기의 위축이 규모와 기술 경쟁력에서 밀리는 지역 중소 건설기업에게 큰 위기가 되고 있다”며 “99%를 차지하는 중소 건설사들에게 맞는 생활형 건설시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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