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나들이객 등 장기주차차량으로 정작 이용자는 불법주차
대전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대전엑스포시민광장 공용주차장 차단기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한밭수목원 인근 대전엑스포시민광장 공용주차장에 차단기를 설치했다. 주차요금 부과를 통해 장기 주차차량과 카풀차량 등을 막고 고객의 주차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하지만 공용주차장 차단기는 당초 설치 취지와는 다르게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차단기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주차 통제는 물론, 요금도 부과되지 않고 있어 주차장 465면에는 일부 나들이객과 등산객 차량으로 장시간 주차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욱이 관리자가 없어 주차장은 장기주차 차량과 관광버스 탑승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주말이 되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주말과 휴일 한밭수목원과 무빙쉘터를 찾는 시민들은 주차를 하기 위해 빙빙 돌기 일쑤로, 결국 인근 대로변 불법주차로 이어지고 있다.
멀쩡한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은 이 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박모(40)씨는 “운영 계획도 없이 예산을 들여 설치한 주차장 차단기가 고객위주가 아닌 장기주차 차량 운전자들을 위한 주차장으로 변질돼 예산만 낭비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한다면 불법주차 차량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으로 차량통제 시설이 설치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주차장을 관리하는 한밭수목원측은 유료주차장 운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유료주차장 조성을 위해 시설투자를 했지만 유료전환은 시기상조라는 점과 주차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
한밭수목원 측은 “주차관제시스템을 설치 뒤 유료화를 추진하기 위해 검토는 계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반대의견이 있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유료화를 위한 시민의견 수렴 등 계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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