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도마동-정림동 불티고개 인도 없어 시민들 위험 노출
보행자, 자전거, 휠체어 등 아슬아슬하게 차도로 통행
‘불티고개.’ 서구 복수·도마동과 정림동을 잇는 고개다. 오가는 차량 뿐만 아니라 지나 다니는 보행자도 많다. 그런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불만이 크다. 정림동 방면 고개 부근에 인도가 없어서다.
이 때문에 보행자들은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차도 위를 걷는다. 운전자들은 차도 위를 걷는 보행자에 놀라 급히 속도를 줄이거나 급정거하기 일쑤다.
인도가 없는 구간은 서구 정림동 1-1번지 한 주유소 앞. 14일 오전 현장을 찾았다. “인도가 없어 보행자, 운전자 모두 위험하다”는 이들의 불만은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도마동 쪽 남부소방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정림동 방면으로 걸었다. 고개를 넘자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200m 정도 걸었을까, 이어지던 인도가 끊겼다.
인도는 온 데 간 데 없고 배재대와 둔산동으로 향하는 차도(배재로)와 주유소 진입로만이 눈에 들어왔다.
인도가 사라진 구간은 50여m. 이 구간을 직접 걸어봤다. 왕복 8차선 도로인 만큼 차량 대부분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이 중엔 시내버스나 덤프트럭 등 대형차량도 많았다.
몇 걸음 떼기도 전 자꾸 뒤를 돌아봤다. 불안한 마음에서다. 차량 3~4대가 빠르게 질주하며 기자 옆을 지나쳤다. 차량이 울린 경적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차도가 아닌 주유소 안쪽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 때문에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반대편 인도로 이어지는 횡단보도 역시 차도와 주유소 출구에 맞닿아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이곳엔 차량과의 충돌을 막아줄 안전시설은 어디에도 없다. 보행자들이 사고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자전거나 전동휠체어로 통행하는 시민들도 많아 안전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터뜨렸다.
남모(56·여)씨는 “정림복지관이나 가수원복지관을 가기 위해 자주 이곳을 지나가지만 하루도 불안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제발 안심하고 걸을 수 있게 하루빨리 시에서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모(40)씨는 “출퇴근 때문에 불티고개를 매일 넘어가는데 차도를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이나 빠르게 지나가는 자전거를 보고 급히 속도를 줄인 적이 많다”며 “보행자뿐만 아니라 운전자도 불편하고, 위험하긴 매한가지”라고 토로했다.
실제 사고도 일어나고 있다. 4월 12일 한 시민이 이곳을 지나다 차량과 부딪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같은 달 14일 다른 시민은 자전거로 통행 중 뒤에서 오는 차량과 충돌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인도가 단절돼 보행자나 자전거이용자, 운전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교통사고 위험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인도가 설치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사실이지만 현재 부지 소유주와 토지수용 소송이 진행 중이라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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