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지웅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간에 어느 정도 지방이 있는 것은 정상이다. 하지만 지방이 간 중량의 5~10% 이상을 차지할 경우 지방간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지방간 때문에 진료를 받은 인원은 매년 40여만 명에 이르며, 50대 환자가 가장 많았고 40대, 60대, 30대가 뒤를 이었다. 성별 진료인원은 남성이 여성보다 약 1.7배 많았다.
단순 지방간은 비교적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며 실제로 단순 지방간의 대부분은 심각한 간질환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방간 환자 중 일부에서는 지방간염으로 발전할 경우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 반응을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지방간염 단계를 거쳐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인 간경변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또 지방간이 있는 경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이 동반돼 있거나 직전단계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방간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몸이 스스로에게 '에너지 균형'이 깨졌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이전에는 영양섭취가 부족해 이와 연관된 많은 질환이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영양섭취의 과다로 인한 질환이다. 당뇨, 고혈압과 같이 비만, 과체중으로 인해 나타나는 질환인 셈이다.
지나친 칼로리 섭취는 간 내 지방 축적을 일으킨다. 간이 정상적으로 지방을 처리·분해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했을 때 많은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다. 비만, 당뇨, 고지혈증일 경우 지방간이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들은 중년에 생기는 복부비만, 과체중에 의한 것이다.
과한 음주, 급격한 체중 감량, 영양부족 역시 지방간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과체중이나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체중을 많이 줄인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여성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약제의 장기복용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중년 이후 생기는 복부비만 및 과체중과 연관돼 있다.
결론적으로 지방간에 대한 특정한 약물치료는 없다.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량 증가, 체중감소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다. 또 지방간과 관련된 요인, 즉 당뇨병, 비만, 복용약물 등의 원인을 치료 또는 조절해야 지방간도 좋아진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비만한 환자에게서 발생하며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의 적신호라고 생각하고,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호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절한 체중감량과 운동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간장보호제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켜 주는 약물이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무리한 체중 조절로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성분, 영양분들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주일에 1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감소는 오히려 심한 지방간염뿐 아니라 몸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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