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진 유성선병원 척추센터 과장 |
연구에 따르면 66% 성인에서 일생 동안 한 번 이상의 경부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54%는 최근 6개월 내에 목통증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고 보고돼 있다.
다행히 대부분의 목통증은 경미해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으나 중증의 경우에는 일상생활과 직장 생활에까지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기에 주의를 요한다. 특히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경추부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유성선병원 척추센터 박재진 과장의 도움말로 경추부 퇴행성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나이가 들면서 발생한다는 척추증=노화는 적어도 현대 과학 기술로도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척추 관절 역시 나이가 듦에 따라 퇴행의 과정을 겪으며 가장 먼저 큰 변화를 보인다. 특히 추간판(디스크)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일련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거쳐 추간판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의 변화를 야기해 다양한 증상들을 유발한다.
이같은 퇴행성 변화가 점차 진행되면 추간판 이외 구조물 중에서 관절 부위의 골극(뼈조직의 염증이나 변화로 인해 뼈의 표면에 새로 생기는 뼈)이 과형성되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는 등의 변화를 거치게 된다. 환자들이 흔히 얘기하는 목 디스크 질환 혹은 경추 추간판 퇴행성 변화는 이러한 노화과정의 한 단계로 척추증이라고도 불린다.
▲목은 물론 어깨까지 아픈 축성경부통증=경추부 퇴행성 질환의 증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축성 경부 통증, 즉 목 부위의 통증이다. 이 증상의 원인은 첫째로 근육과 인대의 손상을 꼽을 수 있으며, 두 번째로 추간판 자체의 변성, 마지막으로 후관절(관절 뒷부분)의 문제 등으로 나누어 생각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이런 경우 목통증뿐만 아니라 어깨나 팔 쪽까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근육의 강직, 운동 장애, 두통도 나타난다. 잘 때나 쉴 때는 대개 증상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나,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할 경우 종양이나 감염 등의 가능성을 생각해야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소염제와 근이완제의 약물치료나 온열요법, 전기 자극 등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주가 된다. 급성 통증이 완화된 이후에는 가벼운 근력강화운동을 시행한다. 이전 연구에서 경추증으로 인한 목통증으로 인해 수술한 경우 비수술적 치료를 한 경우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된 적도 있어 수술적 치료는 조심스럽게 고려되어야 한다.
▲팔 근력이 약해지거나 감각이 이상하면 경추신경증=다음 증상군은 '경추신경증'으로 신경근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증상이다. 흔히 목이 아프거나 팔 저림을 호소한다. 주로 30~40세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때로는 팔의 근력이 약화되거나 감각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갑자기 생기기도 하며 서서히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목을 뻗거나 회전할 경우 머리 정점을 압박하면 통증이 유발되며, 반대로 손을 머리 위에 올리면 통증이 경감되기도 한다.
1차적으로 보존적인 치료인 침상 안정, 온찜질, 혹은 심한 경우에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해 볼 수 있으며, 이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흔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한 경우나 근력 약화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기 어려우면 척수증=마지막으로 나타나는 증상의 형태는 척수증이다. 신경근증과 달리 신경근이 아니라 척수가 압박되어 발생한다. 척수의 압박은 대개 50세 이상의 남자에서 잘 발생하는데 상지에서 손의 정교한 작업 능력이 떨어지거나 하지에서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방광 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신체 검사상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이 10초에 20회 미만이거나, 손가락을 구부려 모으거나 편 상태를 30초 이상 유지 못하는 소견을 보일 수 있다.
▲무조건 디스크는 아니다=이렇게 분류해 정리해보았지만 환자들은 교과서적으로 명확하게 한 가지 증상을 보이지는 않고 여러 형태가 복합된 형태의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목이 아프니 디스크”라고 말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따라서 경추 추간판 질환과 퇴행성 질환의 성공적 치료를 위해서 질환의 자연 경과를 정확히 이해하고 철저히 원인 규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문의를 만나 면밀한 병력 청취, 자세한 신체검사 및 방사선학적 검사 등을 시행하여야 한다. 이를 토대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그에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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