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3015m위 여름,雪來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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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3015m위 여름,雪來林

해발 2450m까지 오르는 버스, 산길 호위하던 구름은어느새 발밑 아래 펼쳐져 호수와 어우러진 구로베댐과 협곡 바라보면 탄성이 절로

  • 승인 2016-06-09 13:52
  • 신문게재 2016-06-10 9면
  • 이성희기자이성희기자
[주말여행]일본의 알프스, 다테야마

'덥다,더워'를 입에 달고 사는 요즘이면 5월 중순에 다녀온 일본의 알프스 알펜루트가 생각난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눈을 원 없이 구경할 수 있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더 생각나는 이유다. 만년설로 뒤덮인 다테야마(立山)는 일본의 도야마현과 나가노현의 경계에 우뚝 솟아 있다. 일본의 지붕이라 불리며 다양한 교통수단을 통해 해발 3015m를 오르고 관통하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관람하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백두산의 해발은 2744m이고 한라산은 1950m이다. 백두산보다 약 250m 가량 더 높은 셈이다. 2016년 알펜루트의 개통기간은 11월 30일까지이며 12월부터 내년 4월 9일까지는 폐쇄기간이다. 봄과 단풍이 드는 가을이 구경하기에 가장 좋다.

다테야마를 올라가는 날은 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렸다. 숙소도 멀리 떨어져 있어 아침 8시에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약 3시간 달려 다테야마 인근에 도착해 이른 점심을 해결했다. 올라가는 길에도 식당을 비롯해 군것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시간이 허락되거나 좀 더 편안한 식사를 원한다면, 특히나 단체로 왔다면 올라가기 전 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걸 추천한다.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 정상에 올라가면 이동하기에 바쁘다.

그렇게 점심을 해결하고 첫 출발지점인 해발 475m에 위치한 다테야마역으로 향했다. 도야마(富山)시에서 전철을 이용해 들어올 수도 있으니 자유여행으로 온 사람들은 시내에서 전철을 이용하면 된다. 다테야마역에서 첫 번째 탈 것인 케이블카를 타고 약 45도의 경사진 터널을 올라갔다. 7분 정도 이동해 977m의 비조다이라(美女平)에 도착했다. 비는 아주 약하게 내렸지만 안개가 자욱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웠다.

주변을 간단히 산책한 후 두 번째 탈 것인 고원버스에 올랐다. 고원버스로는 2450m까지 올라갈 수 있다. 사실상 이동수단을 이용해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높이이다. 버스가 출발하고 한동안은 안개 때문에 볼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점점 올라갈수록 별천지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우거진 수풀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구름이 눈 앞에 있었고 더 올라가니 이제 구름은 산봉우리에 걸려 눈 밑에 펼쳐졌다. 초원지대와 고산식물이 보이고 만년설이 눈에 들어오자 고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태양과 더 가까워서 그런지 햇볕은 따가웠고 눈은 계속 녹으며 작은 폭포와 큰 폭포를 만들었다. 버스가 올라갈수록 도로 옆에 쌓인 설벽은 높아져갔다. 설벽 중간중간에는 눈의 높이를 가늠하기 위한 대나무가 꽂혀 있었다. 5월 중순에 쌓인 설벽의 최고 높이는 짐작컨대 약 7m 정도로 보였다. 그렇게 고원버스는 가장 긴 이동시간과 볼거리를 자랑하며 해발 2450m의 목적지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병풍처럼 드리워진 만년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눈밭을 걸으며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차선을 따라 걸으며 엄청난 높이의 설벽도 구경할 수 있다.

이제 세 번째 탈 것인 트롤리버스를 타고 반대편으로 넘어가야 한다. 터널을 관통하는 트롤리버스는 전기로 운행되며 3.7㎞의 터널을 10분간 달린다. 반대편 전망대에서는 호수와 어우러진 구로베 댐과 그 주변으로 펼쳐진 협곡을 볼 수 있는데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제는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네 번째 탈 것은 로프웨이인데 한국사람에게는 케이블카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면 된다. 제법 많은 사람이 로프웨이 탑승을 위해 줄을 섰다. 어림잡아 50명은 돼보였고 '설마 저기에 이 인원이 다 타겠어?'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 그 많은 인원이 콩나물시루처럼 빽빽이 올라탔다. 흔들거리는 무서움 속에서도 주변 구경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제 다테야마 하산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섯 번째로 케이블카를 타고 일본에서 가강 큰 댐인 구로베 댐에 도착해 아치형의 댐위를 걸으며 구경하면 된다. 마지막 이동수단은 터널을 통과하기 때문에 한 번 더 트롤리버스를 타야 한다. 그렇게 장장 5시간에 걸친 다테야마 관람을 마쳤다.

▲가는길=인천국제공항에서 도야마국제공항까지 가는 직항이 있으며 도야마공항에서 버스를 이용해 다테야마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

▲먹거리=다테야마 정상을 오르는 중간에 식당을 비롯해 군것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많으니 여유로운 식사를 위해서는 산을 오르기 전 해결하는 것이 좋다.

글·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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