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리뷰] 녹조(藻), 제거만큼 활용도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사이언스리뷰

[사이언스리뷰] 녹조(藻), 제거만큼 활용도 필요하다

  • 승인 2016-06-09 13:38
  • 신문게재 2016-06-10 23면
  • 김진영 K-water 수질연구팀장김진영 K-water 수질연구팀장
▲ 김진영 K-water 수질연구팀장
▲ 김진영 K-water 수질연구팀장
편견(偏見)은 특정 사물을 싫어하거나 부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사람들이 한 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갖기까지는 오해, 무지 등의 영향이 없지 않다. 녹조(藻)는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고 미워하는 대표적인 생물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녹색으로 물든 저수지나 하천이 주요뉴스로 등장하고, 물 관리 당국이나 환경당국은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녹조대발생' 등의 현실에 비춰볼 때, 이러한 여론의 질타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다만, 녹조의 위험성과 부작용 등을 실제보다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환경과 건강 등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으나, 자칫 사회적 불안감을 키워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토록 하거나 정책추진 우선순위 등에도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WHO에서도 '녹조에 대한 불안감이 과학적으로 분석, 평가한 위험성보다 높이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1999년)'는 보고서를 펴낸 적이 있다. 또한, 우리 국민들의 녹조에 대한 거부감도 성인병이나 실업, 전세가격 등 보다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2014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러한 결과는 조류의 실체와 발생원인, 영향 등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녹조(정확히는 녹조류)는 하천, 저수지 등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즉 조류(藻類)의 한 종류다. 조류는 크게 녹조류, 남조류, 규조류 등으로 나눈다. 강우 등으로 영양염류 유입이 증가하고 수온이 오르는 등 서식 조건이 유리해지면 개체수가 증가한다. 수돗물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로 남조류로, 하천에 남조류가 과다하게 발생하면 수영이나 레저 활동 등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녹조가 발생하면 수돗물 수질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기우다. 조류나 하천 유해물질 등은 정수처리과정을 통해 100% 제거될 뿐 아니라. 엄밀한 검사를 통해 품질을 확인한 다음 각 가정으로 공급된다. 겨울철 규조류에 의한 여과지 폐색 등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수수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관리된다. 따라서 조류가 실제 마시는 수돗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도 좋다.

물론, 조류의 과다한 발생은 보는 이에게 상당한 불쾌감을 준다. 그래서 하천과 저수지 등의 조류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초음파를 이용한 조류제거기술이나 보릿짚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조류제어 등 국내외 선진기술이 도입되어 실제 상용화 되고 있다. 또한, 2차 오염 가능성이 있는 화학약품 투입보다는 황토 등 자연물질을 이용하고, 수중 폭기장치, 수류확산장치, 응집·부상 등 수환경에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사실 조류(藻類)가 인간에게 해롭기만 한 생물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이후 조류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NASA의 '오메가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옥수수 대체 사료로의 이용방안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고, 조류의 천연성분을 이용한 화장품 생산 기술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오메가3와 오메가6를 다량 함유한 녹조류의 일종인 파라클로렐라(Para-chlorella)가 발견되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하천, 저수지 등의 표층수를 주요 식수원으로 이용 중이다. 따라서 조류가 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만, 무조건적인 백안시보다는 유용성 등에 대해서도 바로 알아서 에너지 등 미래자원으로 관리하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이제 곧 여기저기서 조류발생 얘기가 들려오기 시작할 것이다. 물 관리 당국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녹조 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 속에 더욱 건강하고 깨끗하며 아름답고 풍요로운 우리의 강과 호수를 함께 가꿔가자.

김진영 K-water 수질연구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갈등 응급실 지키던 전문의 2명 '쓰러졌다'…대전 대학병원 의료진 건강 '빨간불'
  2. 세종시 '야간 경관' 특화 현주소...행정수도 브랜딩 부재
  3. 대전형 라이즈 7일 공모예정… 지역대 특성화 살린 7+α 과제로 '도전장'
  4. 충청권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 마무리…총 131명 확정
  5. 의대 학생들 수업거부 이틀째… 정부와 의료계 '동상이몽'
  1. [기고]벚꽃으로 보는 기후변화
  2. [사설] 방사청 '완전 이전' 차질 없어야 한다
  3. [사설] 주민 공감대 이뤄 지천댐 건설해야 한다
  4. '기록 없다고 상처까지 지워졌을쏘냐' 대전3·8민주의거 송병준 옹의 증언
  5. 늘봄학교 배제된 특수 순회교육 학생들, 과거 농산물꾸러미 사례에 희망

헤드라인 뉴스


기록 없다고 상처 지워지랴… 대전3·8의거 산증인 송병준 옹

기록 없다고 상처 지워지랴… 대전3·8의거 산증인 송병준 옹

대전지역 학생 1600여 명이 학교 밖으로 뛰쳐나와 부정선거와 부정부패를 규탄한 대전3·8민주의거에서 부상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일까? 지금껏 발견된 당시 사진을 봐도 진압봉을 치켜든 경찰들이 좁은 골목에서 시위 학생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듯한 모습, 학생들이 혼비백산 뛰어가는 장면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으나 정부가 인정한 3·8민주의거 부상자는 0명이다. 하지만 당시 동구 인동 한 골목에서 경찰에 붙잡혀 구둣발 폭행을 당한 송병준(82·대전고 41회) 옹의 그늘진 삶은 우리가 몰랐던 대전3·8민주의거 진압 과정의 폭력성을 말하고 있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로 승격된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로 승격된다

충남 부여 무량사에 보존된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보로 승격될 전망이다. 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조선 후기 괘불도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앞으로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도 이변이 없으면 오는 4월 10일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괘불도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걸어놓았던 대형 불교 회화 작품으로 그 규모와 다양한 도상이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과거에는 '괘불탱'이라 불렸으나 최근 '괘불도'로 명칭이..

보령 섬에 드론 배달원 뜬다… 국토부 드론실증도시 구축 공모에 선정
보령 섬에 드론 배달원 뜬다… 국토부 드론실증도시 구축 공모에 선정

충남도가 보령시 섬 지역의 열악한 생활 물류 문제 해결을 위해 드론 배송서비스에 나선다. 도는 국토교통부 주관 '2025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공모에서 '보령시 원산도와 오천항 거점을 활용한 도서지역 드론 배송' 과제가 선정돼 국비 4억 8000만 원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도와 보령시, 보령해양경찰 및 5개 드론기업 컨소시엄이 함께하며, 국비 4억 8000만 원을 비롯해 도비·시비 등 총사업비 7억 8000만 원을 투입한다. 사업 대상지는 원산도 거점 인근 장고도, 고대도, 삽시도, 소도, 효자도, 추도, 육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산불 진화태세 점검 ‘이상무’ 산불 진화태세 점검 ‘이상무’

  • 3.8민주의거 기념관 찾은 시민들 3.8민주의거 기념관 찾은 시민들

  •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축하공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축하공연

  •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메이저리그 안 부럽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메이저리그 안 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