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법사위는 여당 몫, 예결위 더민주가
9일 새누리당 부의장, 더민주는 의장 후보 선출
여야 3당이 20대 국회 원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새누리당 정진석·더민주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등 여야 3당의 원내지도부는 8일 오후 협의를 통해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배치 문제에 합의를 이뤘다.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몫으로 하며, 부의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맡기로 한 것.
법정 시한인 지난 7일까지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한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더불어민주당은 원내1당의 몫이라고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강력한 후보였던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갑)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원구성 협의의 단초가 마련됐다.
서 의원은 이날 국가미래전략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새누리당은 크게 미래를 보면서 야당에서 국회의장을 달라고 하면 줘버려야 한다”며 “원구성은 늦추지 말라”고 밝혔다.
그는 또 “총선에서 패배해 우리는 2당이고 1당이 국회의장을 달라고 한다”면서 “국회가 욕을 먹는데 8선 선배가 이 자리를 통해 이런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밝히는 것이 20대 국회의 미래를 위해 선배가 해야 할 말이 아니냐”고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야당에게 국회의장직을 양보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새누리당의 양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자유투표 방식으로 국회의장이 선출될 경우, 여당에서 잃을 것이 더 많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상임대표는 지난 7일 의원총회에서 “더민주와 새누리당이 먼저 각 당의 국회의장 후보를 확정한 뒤 본회의 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더민주가 의원총회를 통해 공조 입장을 표명,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 두 야당의 자유투표를 거부하면 할수록 20대 국회 원구성 지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선거 패배시에는 체면도 깍이는 이중고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웠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의장직 양보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는 급물살을 탔다.
여야는 새누리당이 8곳, 더민주 8곳, 국민의당이 2곳을 담당키로 뜻을 모았다.
그간 새누리당이 예산결산와 기재위, 정무위 등 경제상임위를 최대한 지켜내겠다는 자세를 보였으나 이 중 하나를 양보할 뜻을 보이면서 엉킨 실타래가 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운영위와 법제사법위, 기획재정위, 정무위, 안전행정,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정보위, 국방위 등을 얻었고, 더민주는 예결위와 환경노동위, 보건복지위, 국토교통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여성가족위, 윤리특별위를,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위와 산업통상자원위를 확보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합의안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법사위와 미방위는 여야가 분리해서 했는데, 두 상임위를 우리가 다 확보하게 돼서 나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여야가 원구성 합의는 이뤘지만 실제 개원까지는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
상임위별 위원정수 조정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 여야는 정수 조정을 통해 각 상임위에 자당 의원을 몇이나 매정할 지를 논의해야한다.
한편, 새누리당은 9일 오전 10시 국회 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더불어민주당은 9일 오전 11시 의원총회를 열어 의장후보를 결정키로 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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