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달라진 정치지형 첫 무대
정치권이 지방의회 주도권 선점에 부심하고 있다.
지방의회는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물밑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런 지방의회에 여야가 주목하는 것은 지난 4.13총선을 계기로 재편되는 정치 지형이 드러날 수 있는 무대인 탓이다.
8일 새누리당 대전시당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앙당은 이날 사무총장 명의로 ‘하반기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 지침’을 각 시·도당에 내렸다.
지침은 당규에 명시된 지방조직 운영규정을 준수하고, 소속 의원들이 선출 결과를 존중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 의원 총회 등에서 결정된 사항과 달리 분란이 일어난 사례가 있음을 경고함으로써 지방의회 원구성 협의 때 당내 반목과 반란표의 발생을 차단코자 했다는 것이 당내 한 관계자의 귀띔이다.
앞서 더민주도 지난달 중순께 총무본부장 명의로 지방의회 원구성에 대한 지침을 시·도당에 보냈다.
이 지침에는 후보 선출 과정의 민주적 절차의 준수와 함께 해당행위에 대한 시·도당과 지역위의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지난 2010년 인천지역 기초의회 의장선거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과 공조한 의원을 제명시킨 사례를 제시, 상대 정당 후보를 돕는 것을 해당해위로 간주해 징계대상으로 회부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당이 다수당인 광역·기초의회 의장단 선출에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의 참여도 명기돼 있다.
이처럼 여야가 지방의회의 후반기 원구성에 대한 지침을 앞다투며 내려보낸 것은 내부 단속을 통해 지역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표현이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지난 4.13 총선 이후 달라진 정치 지형을 공고히하려는 더민주와 우위 유지 및 재기를 꾀하는 새누리당 사이에서 지방의회는 대리전 양상의 의미가 담겨있다.
또 충청권 지방의회 가운데 현재 새누리당은 대전시의회와 세종시의회는 더민주에게 우위를 내줬지만, 충남·충북도의회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기초의회에선 새누리당이 다소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광역단체장에서는 단연 더민주의 우세이고, 지난 총선에서는 더민주의 세가 신장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상황이기에 여야 모두에게 지방의회 의장이 갖는 의미가 더욱 커졌다. 의장이 가지는 상징성만 아니라 정책의 향배 등 행사하는 영향력이 적잖다는 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방의회는 물론이고 특히, 상대당 소속의 광역·기초단체장인 지역의 경우, 견제 역할도 기대할 수 있기에 자못 중요해진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에서 지방의회의 위상은 작아보이지만 총선 당선자와 낙선자로 국한해보면 영향력 행사와 향후 입지를 위해서는 지방의회, 특히 의장이 가지는 비중은 상당하다”면서 “의장의 보유 여부가 차기 지방선거에서의 입지를 가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반기 원구성은 여야 모두에게 관심거리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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