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구울 때 미세먼지 나온단 환경부 발표에
노은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 “매출 하락”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을 초과한단 환경부의 발표가 대전지역 수산물 도매시장 매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달 23일 고등어 조리 과정에서 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공기 1㎥당 100㎍)을 초과하는 초미세 먼지(PM 2.5)가 배출된다는 환경부의 자료 배포로 시민들이 고등어를 꺼리면서다.
7일 방문한 노은수산물도매시장.
등 푸른 고등어들이 때깔 좋게 소비자들을 맞이하고 있었지만 선뜻 골라가는 이가 없었다. 중도매인들은 고등어가 국민 생선에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매출이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한 중도매인은 “밥상의 단골손님인 고등어가 이제 막 나오는 시점인데 미세먼지가 많이 난다는 소리에 고객들이 한참을 둘러보다가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를 왜 엄한 고등어한테 덮어씌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중도매인도 “주로 팔리는 생선이 고등어인데, 소비자들의 인식이 고등어에서 나쁜 공기가 나와 인체에 해를 입힌다고 생각 한다”며 “정말 고등어 구울 때 몸에 그렇게 안 좋은 공기가 나오는지 물어보는 손님도 더러 있다. 미세먼지가 발표되기 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을 보러 나온 소비자들도 고등어 사먹기가 무섭다는 반응이다.
노은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저녁 반찬으로 고등어를 자주 했는데 미세먼지가 많이 난다는 소식에 구워먹기가 꺼림칙하다”고 말했다.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자 환경부는 6일 설명자료를 통해 시민들이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원인이라고 오해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는 애초 발표 의도와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또 실내 공기 질 관리를 위해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이었으며, 실내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한 건강피해를 예방하고자 미세먼지 발생 저감·환기 방법 등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등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대전지역 수산물시장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한동안 고등어 매출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환경부 발표 당시 완전한 밀폐공간에서 실험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요리해 먹는 것과는 환경이 다르다”며 “이번 발표 탓에 업계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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