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명만 보고 대중교통 이용때 낭패 불보 듯
6일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할아버지의 묘소가 안장돼 있는 대전현충원을 찾은 정모(33)씨는 대전지하철을 이용했다가 불편을 겪었다. 노선표와 역사에 표기된 ‘현충원역’만 믿었다가 낭패를 본 것. 현충원역에서 내려 대전현충원을 가기 위해서는 40분 가량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대전현충원에 가려고 지하철을 타고 ‘현충원역’에서 내렸지만, 현충원은 없었다”며 “여기저기 물어보다 결국 버스를 다시 타고 이동해서야 현충원을 찾아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대전현충원을 찾은 외지인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대전도시철도 1호선 개통 당시 특정단체나 개인업체 등의 이름은 배제하고 공공성을 최대한 살려 역명을 선정했다.
도시철도 1호선의 현충원역(한밭대) 역시 알아듣기 쉽고, 부르기 쉽고 지역의 역사성과 향토성이 밴 명칭을 정한 것이다.
하지만, 대전을 처음 찾는 외지인들은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현충원역에서 국립대전현충원까지 거리는 3.07km나 떨어져 있으며,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버스로 추가 환승을 해야 한다.
더욱이 현충원역에서 도보로 갈 경우 약 46분이 걸린다.
특히 6일 현충일의 경우 참배객들을 위해 현충원역~대전현충원까지 운행되던 셔틀버스가 월드컵경기장 남문, 노은농수산물시장 중문, 월드컵경기장 지하철역 7번 출구 등 3곳으로 변경돼 운행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현충원역은 대전국립현충원과는 동떨어져 있어 쉽게 이용해야 하는 대중교통 역명으로는 부적합 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자치구와 주민들은 기존 역 이름에 익숙하다 보니 이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반면, 이를 잘 모르는 외지인들은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박모(29ㆍ여)씨는“대전도시철도 1호선 역명에 ‘현충원역’이 있지만 현충원을 찾는 이들이 노선도만 믿고 현충원을 찾아가려면 낭패를 보기 쉽다”며 “당초 어떤 이유로 역사 명칭을 선정했는지 모르지만, 현충원역의 경우 승객들과 외지인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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