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인 국립철도박물관 유치를 놓고 충청권 시·도간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지역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역량이 도마위에 올랐다.
갈등을 중재·조정해야할 위치지만, 되려 유치전 경쟁에 가세하면서 지역 대립과 혼란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국립철도박물관 유치를 둘러싼 갈등은 대전시와 충북도의 지자체 간 경쟁 양상을 보이다 이제는 정당까지 적극 개입하는 등 점점 확전되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더민주 충북도당은 6일 오후 3시 청주 성안길 일원에서 철도박물관 오송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서명운동은 오제세 의원을 비롯해 청주권 지역위원장과 충북도의원, 청주시의원 등 핵심 당직자들이 대거 참여한 당 차원의 공식 행사다.
현재 대전시와 충북도는 박물관 유치를 위해 치열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4월 30일부터 50만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전개, 서명부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경제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철도박물관 대전유치위원회를 발족키도 했다.
충북도에서도 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달 30일 직접 국토부를 찾아가 최정호 2차관을 상대로 박물관의 오송 유치 당위성을 설파했고, 청주시를 중심으로 50만명의 서명운동에도 돌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당이 충북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경쟁전 일익으로 뛰어들면서 ‘제2의 호남선 KTX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대전시 일각에선 충북도당의 행동에 반해 ‘더민주 대전시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더민주 대전시당 관계자도 “(같은당 소속인) 시장과 시당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고, 유치를 원하는 시민들의 여론이 있는 만큼, 박물관 문제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지역내 대립 과정에 대한 더민주의 조정자 역할 미진 또는 부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경유를 두고 충북과 대전·충남이 대립했을 땐 각 시·도당들도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고, 최근에는 KTX 세종역사 건립을 두고 세종과 충북, 충남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세종역 신설에 반대해 충북·충남이 세종시와의 상생협약을 취소했을 만큼, 부딪히는 현안이 나올때마다 시·도간 대립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더민주 중앙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철도박물관을 대전시로 유치하며, 세종시에 세종역사를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시·도당들이 제출한 공약을 반영한 것이지만, 지역별 이해관계는 고려치 않은 채 중앙당에서 추인하는 형태가 돼 더민주의 무능을 보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