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U-20 월드컵 관련 FIFA 실사단 2차 방문
시, “잔디 꼭 교체해야 하느냐”…실사단, “말 바꾸는 것이냐”
대전시가 월드컵보조경기장 잔디교체 예산을 확보하고도 교체를 꺼리는 듯한 발언으로 FIFA 실사단에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줬다.
지난해 대회 유치를 위해 잔디를 교체하겠다고 약속한 대전시는 유치가 확정되자 슬그머니 대한축구연맹 측의 답변을 이유로 ‘잔디교체는 필요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국제적 망신을 우려하는 지역 축구계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최근 국비와 1차 추경을 통해 잔디교체 예산 7억원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지난 5일 국제축구연맹(FIFA)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로 구성된 2017 FIFA U-20 월드컵 2차 실사단이 방문한 자리에서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기존 잔디로 치를 수는 없느냐’고 질의한 것.
이 같은 시의 질의에 FIFA 실사단 관계자는 “규정상 사계절잔디 구장 5면은 꼭 확보해야 한다”며 “여기(월드컵보조경기장)를 교체하기 어렵다면 한밭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거리나 주차공간 등 모든 면에서 계획대로 이곳의 잔디를 교체하는 것이 맞다”며 “1차 실사에서 교체를 약속했는데, 이제와서 말을 바꾸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시가 사계절잔디 구장은 4개면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연맹측의 답변을 이유로 잔디교체는 필요 없다고 밝힌 것과 정반대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또 다른 FIFA 실사단 관계자는 “대전에 오기 전 제주도, 전주 등 타 시ㆍ도의 실사를 마쳤다”며 “타 시ㆍ도는 유치 전 약속했던 것처럼 교체를 약속했다”고 타 시ㆍ도와 대전시를 비교했다.
잔디교체를 꺼리는 대전시의 모습에 실사단은 “시의 입장은 FIFA에 전달하겠다. 조직위에서도 가장 좋은 안을 찾겠지만, 약속한 것처럼 교체를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U-20 월드컵 조직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해외에서 주경기장과 잔디와 다른 구장을 훈련장으로 받았다고 생각해 보면 답은 충분히 나왔다”며 “이제는 대회기간 동안 많은 시민들이 경기장에 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날 FIFA 실사단은 오전 9시부터 12시30분까지 훈련장을 비롯 경기(드레싱룸, 필드 등), 홍보(미디어센터, 믹스드존, 미디어 출입구), 마케팅(유스프로그램실), 방송(조명, 전력, 카메라 위치, TV 컴파운드, CATV, 케이블 루트) 등 각 분야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12시30분부터 2시까지 진행된 종합회의에서는 각 분야별로 추가 개선사항이 나왔고, 시는 남은 기간 동안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마지막 3차 실사는 내년 2~3월께 진행될 예정이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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