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 유출 네번째 발생 금산공장, 주민 ‘분노’

  • 정치/행정
  • 충남/내포

불산 유출 네번째 발생 금산공장, 주민 ‘분노’

  • 승인 2016-06-06 14:15
  • 신문게재 2016-06-06 2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공정 폐쇄 등 근본 대책 촉구…업체는 계획 및 사과 의향 질문에 묵묵부답

▲ 2014년 8월 3차 불산 유출 사고 당시 말라버린 공장 주변 나무./중도일보 자료사진.
▲ 2014년 8월 3차 불산 유출 사고 당시 말라버린 공장 주변 나무./중도일보 자료사진.


금산의 한 화학공장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불산 유출 사고가 벌써 네 번째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공장은 과거엔 불과 1년여 사이에 세 번이나 불산을 유출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최근 재가동 했다가 위험한 사고를 또 내고 말았다.

6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 34분께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 반도체세정액 제조공장 램테크놀러지 유독물 이송 배관에서 불산(불산수용액 55%) 94ℓ 가량이 유출됐다.

불산이 흘러나오자 악취와 연기를 접한 인근 500m 이내 주민 100여명은 군북초등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했다. 공장 직원들은 보호장구 덕에 부상하지 않았지만, 17명 정도의 주민들은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7시 20분께 1차 중화작업을 완료하고 이날 자정께까지 각종 조치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공장 측의 늑장신고 의혹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금산군은 농산물과 토양 및 수질 시료를 채취하는 등 주변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며 7일 농산물검사소에 안정성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당일 해당 공장에 대한 가동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 공장의 불산 유출은 빈번했다.

2013년 7월(1차)과 2014년 1월(2차), 또 같은 해 8월(3차)까지. 여기에 공장 내에서 쏟아진 불산으로 작업자가 화상을 입는 사고도 2014년 5월 있었다.

1, 2차 사고에서는 불산이 하천으로 유입돼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나무가 시들었다.

3차 사고에서는 불산이 흰 연기 형태로 흩어져 인근 야산에서 벌초하던 김모(61)씨 등 3명이 구토와 발열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또 현장 작업자 4명도 부상해 대학병원에 옮겨졌다.

특히 3차 사고 당시 업체는 불산 유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쉬쉬하다 주민 피해 및 공장 주변 나무가 말라가는 현상이 확인된 후에야 인정했다. 이후 업체 대표 길 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대전지법은 지난해 6월 22일 업무상과실치상 및 유해화학물질관리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업체 공장장 길모(55)씨에 대해 벌금 1000만원, 생산부장 엄모(40)씨에 벌금 700만원, 직원 강모(33)ㆍ권모(34)씨에 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업무상 과실로 불산을 유출시키고 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주민에게 상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는 재판부의 판단이다.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매번 화학공정 폐쇄 등 대책을 요구했지만, 대형 사고는 어김없이 재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민 30여명은 “공장이전 등 근본대책”을 요구하며 군북초 체육관에 대기 중이다.

업체는 사고 경위와 향후 계획 및 사과 의향 등의 질문에 “따로 밝힐 입장은 없고 사고 관련 사항은 소방서에 문의하라”고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