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원민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만성 콩팥병?=우리 몸의 정수기라고도 불리는 콩팥은 생명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해 내고, 노폐물을 걸러내는 여과기의 역할을 하는 장기다. 또 혈압을 조절하고 염분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적혈구의 생성을 돕는다. 비타민 D를 활성화하여 칼슘흡수를 도와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의 손상으로 정상적인 콩팥의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평균 수명 증가, 고혈압, 당뇨병의 증가로 만성 콩팥병 유병률은 점점 놓아져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은 심각한 질환이 되었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성 콩팥병의 유병율(30세 이상)은 전체 3.3%, 남자 3.5%, 여자 3.1%로 나타났다. 1986년부터 시작한 대한신장학회의 말기 신부전환자 등록사업에 등록된 신대체요법(투석·이식) 환자는 1986년 2534명, 1996년 1만8072명, 2007년 4만8675명으로 20년 사이에 20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지난해에는 6만3341명의 환자가 집계됐다.
▲원인과 경과=콩팥병의 원인 질환은 당뇨병과 고혈압, 만성사구체질환, 유전성 질환, 약물에 의한 콩팥 손상, 요로감염, 선천성 콩팥질환 등 다양한다. 이 중 가장 큰 원인은 당뇨에 의한 콩팥병이다. 콩팥질환이 악화되면 혈액 속에 있는 노폐물을 잘 걸러내지 못해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과 빈혈이 생기며 뼈가 약해지고 영양상태가 불량해지며 신경손상 등이 올 수 있다. 심한 경우 심혈관질환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만성콩팥병은 당뇨병, 고혈압 및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성 콩팥병을 진단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흔히 병원에서 시행하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만 받아도 충분히 진단할 수 있다. 콩팥 기능의 측정은 '사구체 여과율'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인데 혈액 검사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검사하고 이로써 콩팥 기능 수치를 계산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복부초음파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한 형태학적 손상여부를 확인하여 병기를 나눌 수 있고, 임상적으로 진단이 불가능할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해 초기단계의 만성 콩팥병을 진단할 수도 있다.
▲만성 콩팥병의 관리=콩팥병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고혈압의 조절과 더불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높은 혈압은 콩팥질환 자체를 악화시키며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같은 콩팥 외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를 위해서는 나트륨 섭취를 하루 2.4g 이하(소금 5~6g)로 낮추고, 비만의 교정이 필요하며 적절한 약물복용으로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
말기 콩팥병환자의 주된 사망원인은 심혈관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 흡연이나 고지혈증과 같은 위험인자를 교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흡연은 당뇨병 환자의 단백뇨 위험을 증가시키고, 말기 콩팥병으로 진행을 촉진시킨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혈당조절이 어려우며 고지혈증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단백뇨를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은 특히 당뇨병성 콩팥병 환자에게서 매우 중요하다.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 등의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의 50% 이상의 원인이 당뇨병이기 때문이다. 만성 콩팥병 3기까지는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4기부터는 단백질 섭취를 하루 0.8g/kg까지 낮추도록 노력한다. 또한 혈당조절을 잘 하여 미세혈관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어야 한다.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는 “당뇨병은 10~15년에 걸쳐 천천히 콩팥을 손상시키고, 당뇨병이 오래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콩팥 기능이 망가져 심한 경우 투석과 이식을 필요로 하는 말기 신부전이 될 수도 있다”며 “콩팥병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을 반드시 지키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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