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동네 슈퍼마켓은 참여를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2일 본보 취재진이 확인한 대전지역 슈퍼마켓에서는 대부분 옥시 제품을 팔고 있었다. 중구 오류동 A슈퍼마켓에는 옥시크린과 옥시싹싹, 쉐리, 냄새먹는 하마 등이 여전히 진열대를 차지했다. 서구 탄방동 B슈퍼마켓에도 옥시 제품이 종류별로 포진됐다. 바로 옆 C 슈퍼마켓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시민단체들이 연일 불매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슈퍼마켓 업주들은 동참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옥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있고, 제품을 반품하거나 매장에서 철수시키면 매출 하락이 불 보듯 뻔해서다.
슈퍼마켓 업주들은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래저래 속앓이만 하면서 사태를 주시하는 게 전부다.
한 슈퍼마켓 업주는 “옥시 제품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크지만 정작 하루 매출에 신경써야하는 조그만 슈퍼마켓들은 매출이 떨어질까 불매운동에 동참 못 하는 게 현실”이라며 “관련 제품을 줄곧 사용해오던 단골들이 요즘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슈퍼마켓 업주도 “옥시를 찾는 소비자들은 옥시 제품만 사고 나가는 게 아니라 각종 생필품을 함께 사기 때문에 우리가게에서 제품을 안 팔면 다른 가게로 가버린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보면서 가슴은 아프지만 불매운동에 동참하면 매출이 떨어질 게 뻔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비자단체들은 이들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옥시 제품은 시장에서 반드시 퇴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난숙 대전소비자연맹 회장은 “작은 슈퍼마켓을 돌아다녀보면 아직 판매하는 곳이 많다”며 “수익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옥시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라고 강제적으론 못하지만 지속적인 권유를 하겠다. 현재 팔리는 상품은 작은 이익이지만 아이들에게 갈 큰 미래를 내다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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