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 전통시장 골라잡기…싱싱생생 情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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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 전통시장 골라잡기…싱싱생생 情팝니다

“좀 더 담아줘요” 고객들 졸라대면 한 줌 두 줌 봉지에 담는 투박한 손 대형마트 못지않게 깔끔한 시설들 좋은 물건들, 저렴한 가격에 판매

  • 승인 2016-06-02 14:03
  • 신문게재 2016-06-03 1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50여 년간 대전의 신선한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문창전통시장'엔 상인들의 푸근한 인심과 사람냄새가 가득하다. 아케이드 설치와 주차장 조성, 쇼핑도로 포장, 간판 재정비를 거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깔끔함이 접목됐다. 문창전통시장에서 장보는 재미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신선한 채소와 과일, 인심은 '덤'=문창전통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과일과 채소가 눈에 띈다. 속이 꽉 찬 수박·참외부터 싱싱함으로 무장한 부추·홍매실까지 꽃 단장을 마친 채소와 과일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자 줄서 대기한다. 여기에 인심은 덤이다. “좀 더 담아줘요”라고 말하는 소비자에게 상인들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투박한 손으로 한 줌 두 줌 쥐어 봉지에 담는다. 최근엔 홍매실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다. 수확철을 맞아 저렴한 가격에 최상의 품질까지 갖췄으니 마다할 이가 없다. 홍매실주를 담그고자 문창전통시장을 방문한 주부 김 모(51) 씨는 “알도 튼실하고 수확철을 맞아 1박스에 1만 원에 판매해 저렴하게 구매하고 가서 기분이 좋다”며 “전통시장을 방문할 일이 있으면 이곳으로 들린다”고 미소를 지었다.

▲침샘 자극하는 '먹을거리'=전통시장의 백미인 먹을거리는 문창전통시장이 으뜸이다. 사방팔방으로 먹을거리가 가득해 눈을 못 뗀다. 장을 보느라 지친 마음을 달래기 제격이다.

잔치국수와 순대, 칼국수, 김밥 등 고객의 입맛을 자극할 음식들이 즐비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소비자라도 냄새와 즐거운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닭강정 튀기는 군침 도는 소리에 잠시 발길을 멈춰 서면 튀긴 닭에 묻은 기름을 탁탁 터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 또 양념에 묻히는 기분 좋은 소리는 닭강정을 주문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부침개도 일품이다. 계란 옷을 입혀 기름을 두른 철판에 올린 부침개를 바라보면 저절로 막걸리 한잔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도넛과 과자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손이 간다. 반찬을 만들기 어려운 신혼부부에겐 고향의 손맛이 깃들여진 반찬가게가 준비돼 있다.

▲대형마트 못지않은 '깔끔함'=문창전통시장은 2003년부터 시설 현대화 사업을 벌여왔다. 2003년 주차장과 화장실을 재정비했으며 2004년 비와 눈을 막아줄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이어 2007년 주차문제를 해결하고자 제2 주차장을 만들었고, 2008년 쇼핑도로를 포장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상인들과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2008년 방범용 CCTV를 설치했다. 2009년엔 문창전통시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홍보전광판을 달았다. 이후 2011년 아케이드를 보수공사하며 더위로부터 상인들과 소비자를 보호했고, 추운 겨울엔 동장군을 막아줬다. 또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2011년 고객지원센터를 만들었으며, 낡은 간판들을 정비하기도 했다. 문창전통시장을 한 번쯤 가본 시민이라면 머릿속에 '깔끔'이란 두 글자가 새겨질 정도다.

▲온누리상품권 가맹률 '돋보이네!'=문창전통시장은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9년 도입한 온누리상품권 가맹률이 70%가 넘는다. 선물로 온누리상품권을 받았다면 문창전통시장에서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면 시장 상인들이 싫어할 거란 편견을 없애는 곳이 바로 문창전통시장이다. 상인들은 상품권을 내밀어도 물건을 적게 주거나 불편한 기색 없이 받는다. 은행 직원이 수금하러 왔을 때 해당 은행의 계좌를 갖고 있으면 알아서 통장으로 현금을 넣어 주다 보니 불편함이 전혀 없다. 다른 한 전통시장의 가맹률이 10%도 채 안 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거리낌 없이 상품권을 내민다. 주부 박 모(41) 씨는 “남편이 최근 온누리상품권을 선물로 받았는데 쓸 일이 없어 고민하다 문창전통시장에서 써봤는데 불편한 기색 없이 받아줘 좋았다”고 말했다.

▲싱싱함의 끝판왕 '수산물'=바다에서 갓 튀어나온 것 같은 수산물은 문창전통시장의 자랑거리다. 얼음 위에서 소비자를 기다리는 생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라고 말하는 상인에게 “튼실한놈 하나 골라 줘봐”라고 대답하는 소비자들을 보고 있으면 오랜 친구가 만난 듯 화기애애하다. 기다란 키로 자태를 뽐내는 갈치와 밥상의 단골손님 고등어까지 수산물 종류도 다양하다.

최병철(66) 문창전통시장 상인회장은 “대형마트 못지않은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온 정성을 쏟고 있다”며 “모든 물건이 저렴하고 싱싱해 다시 찾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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