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전 이야기네요. 믿기실지 모르지만 요즘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울컥해요.”
을지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홍민정(사진) 간호사는 ‘메르스’환자 발생 당시 코호트 격리 조치로 가족들과 생이별하게 된 환자들을 위해 병원에 무선전화기를 요청해 중환자실에 비치했다. 그리고 환자와 가족들을 연결해 주는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
그 중 한 통의 전화가 메르스 공포에 휩싸여있던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바로 숨을 거두기 전인 60대 환자에게 가족들이 수화기 너머로 전한 ‘임종편지’ 다. 메르스로 아내이자 엄마인 환자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하게 된 남편과 자식 등 가족들이 전화를 통해 자신들이 쓴 편지를 전해 달라며 홍간호사 등에게 읽었고 이를 받아 적은 간호사들이 임종직전 환자에게 읽어드린 이‘편지임종’은 당시 큰 화제로 떠올랐다.
14일 동안 숨쉬기조차 힘든 답답한 방호복을 입고 적은 인원이 계속해서 환자를 교대로 돌보느라 구토와 식욕부진, 산소부족 등으로 쓰러지는 간호사마저 발생했지만, 홍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은 사명감으로 굳은 의지를 다졌다. 그렇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덕분에 추가감염자 발생 없이 격리 해제했고, 을지대병원은 국민안심병원으로도 선정됐다.
홍간호사의 이같은 노력과 헌신을 인정해 정부는 80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그녀는 헌신의 상금을 감염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분을 돕고 싶다며 기부했다.
이번 상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렇듯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홍 간호사는“메르스 때 일로 받은 상금이니 메르스처럼 예기치 못한 감염질환으로 고생하시는 환자분들을 도와드리고 싶었다”며 “의료인으로서 일반인보다는 환자에게 더 손 내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사랑의 열매 재단과 함께 매년 크고 작은 사회 나눔 행사에 참여하며 봉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