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구의역 사고에 방문 전격 취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충북지역 종교계 인사들을 만난 1일 공교롭게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충북도당의 핵심 당직자 워크숍에 참석했다.
‘우연의 일치’에 같은날 이뤄진 충북지역 방문이라고는 하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을 계기로 충청대망론이 급부상한 것과 맞물려 당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당장, 문 전 대표의 방문을 두고 차기 대권 주자로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샅바싸움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천주교 청주교구청에서 장봉훈 주교를 만났다.
문 전 대표는 장 주교와 면담을 마치고 나온 뒤 “(이번 방문에) 특별한 의미를 안 뒀으면 좋겠다”면서 “요즘 지역을 많이 다니며 지역 어른과 시민을 만나고 있는데, 오늘은 제가 가톨릭 신자이기에 주교님을 찾아 뵈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반 총장에 대한 물음에도 “정치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내 일정대로만 다니고 있다”고 답을 피했다.
그러나 장 주교가 그동안 4대강 현장 방문이나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는 직위에 있는 등 사회적 현안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고, 지난 4.13총선을 앞두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일꾼을 국회의원 후보의 자질로 꼽은 바 있어 정치인의 자세에 대한 문답이 오갔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만으로도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또 문 전 대표가 “청주에 와서 여러 충북지역 시민들을 만나 뵙고 갈 계획”이라고 했고, 동행자가 측근인 노영민 전 의원이라는 점에서 차기 대권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오후 괴산군 성불산자연휴양림에서 열린 더민주 충북도당 핵심 당직자 워크숍의 강사로 나서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론을 강조했다.
그는 특강에서 “총선 때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고 포용적 성장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약속을 지킨다면 (더민주당이)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하며 “국회에서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과 관련한 법안을 만들어 대선을 앞두고 약속을 이행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경제야’라는 총선 구호를 지역민들에게 각인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당부한 것이다.
그는 반 총장이 충청·TK 연합을 통해 대권을 잡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선에서 충청권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규정하는 동시에 충청에서 이기는 쪽이 집권한다고도 했다.
앞서 그는 도종환 도당위원장과 변재일 정책위의장, 오제세 의원, 윤홍락 충주 지역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총선 기간 노고를 격려하고 지역 여론을 수렴했다.
한편, 오는 3일부터 이틀간 충북 일원을 돌기로 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됐다.
박 시장은 충북도교육청 특강과 도당 간담회 등을 가지려고 했으나,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용역 직원 사망 사고와 관련 여론이 민감해지자 수습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의 충북 방문이 대권 행보로 해석하는 여론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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