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계열은 아예 기회조차 없어…대학들 업체 섭외에 난관
일명 ‘열정페이’ 논란 이후 대학 실습생들에게 실습지원비를 지원하도록 한 ‘현장실습 운영 규정’이 도입됐지만 대학들이 업체 섭외에 난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단순 교육목적의 현장실습까지 실습지원비를 지원하도록 하면서 업체들이 현장 실습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대전지역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 이후 대학가가 현장 실습처 발굴에 부심하고 있다.
운영 규정은 대학생의 현장 실습은 하루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실습지원비는 금전으로 제공하는 지원금만 인정하도록 했다.
또 실습 과정이 실질적 근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최저임금법에 고시되는 최저시급 이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대학가는 이 현장 실습 운영 규정이 본격 실시되면서 현장실습을 나온 대학생들을 실제 직원처럼 일을 시키면서도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일명 ‘열정페이’논란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현장실습 대학생은 총 14만9749명으로 2012년에 비해 34.2% 늘어났지만 이 가운데 75.2%인 11만2611명이 급여를 받지 못하는 ‘열정페이’ 대학생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등 논란은 계속돼 오고 있다.
문제는 현장실습 대학생에게 식비·교통비 등 실습지원비 명목의 월급을 금전으로 제공할 것을 권고하면서 ‘교육’ 목적의 실습이라도 산업체는 실습생에게 지원비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산업체와 대학 간 협약서에 지급 금액을 명시하도록 하면서 실습비 지원 여력이 크지 않은 중소 기업들의 경우 아예 현장 실습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그나마 간헐적으로 있었던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현장실습의 경우 실습지원비를 지급하도록 하면서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기업체 찾기는 아예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지역의 한 전문대는 당장 2학기부터 실시하는 현장 실습을 앞두고 긴급 회의에 들어갔다.
4년제 대학들도 학과별로 교수인맥을 통해 현장실습처를 찾고 있다.
지역대 관계자는 “현장실습이 대학 특성화 평가 지표에 포함되기 때문에 대학에선 어쩔 수 없이 이를 따르고는 있지만 현장실습처를 찾기가 어려워 긴급 회의를 몇차례 가졌는지 모르겠다”며 “현실 여건을 고려한 보완책이 없다면 기업체와 학생 모두에게 외면받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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