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게 만들어 피우는 이들 늘어
애연가 박 모(29·대전 서구 월평동) 씨는 지난해 초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담배 김장을 담근다.
지난해부터 오른 담뱃값에 부담을 느껴 담배 종이와 잎, 필터, 롤러를 구입해 직접 담배를 만든다.
박 씨는 “만들어 태우면 편의점에서 파는 담배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며 “매번 만드는 게 귀찮기도 하지만 요즘은 재료만 있으면 만들어주는 기계도 나와 편리하게 애용 중”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경기불황에 담뱃값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애연가들의 눈길이 직접 만들어 피우는 롤링 타바코로 쏠리고 있다. 완제품으로 나오는 일반 담배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담배 판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담뱃값이 2배가량 오르자 담뱃잎과 필터, 종이 등을 판매하는 롤링 타바코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대전지역에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롤링 타바코 업체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처럼 롤링 타바코가 인기를 끈 이유는 가격이 한몫했다. 담뱃잎마다 가격이 상이하고 잎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만들어지는 담배 개비 수가 다르지만 일반담배보다 많게는 2000원, 적게는 1000원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직접 말아 피우는 것은 합법적이고, 담뱃잎이 천연 재료로 구성돼 있어 특유의 역한 냄새가 많이 안 나는 것도 특징이다. 애연가들은 다양한 향기를 내는 담뱃잎과 멘솔 애연가를 위한 필터까지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어 골라 피우는 맛이 쏠쏠하다고 설명한다.
직장인 최 모(31) 씨는 “처음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며 “일단 담배 보루와 롤링 타바코를 비교해봤을 때 1만 원 이상 차이가 나 담배를 자주 피우는 사람에겐 경제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미소 지었다.
담뱃잎과 필터, 담배 종이를 넣으면 자동으로 담배를 만들어주는 기계도 있어 애연가들에게 큰 인기다. 한 롤링 타바코 관계자는 “담뱃값이 오른 이후부터 발길이 잦아졌고 현재는 단골손님도 더러 있다”며 “가격도 가격이지만 풍부한 향이 애연가들의 취향을 저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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