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쌀 산업에 종사하는 부문과 농업·농촌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당장 쌀농사를 줄이는 것도 방안이지만 장기적으론 식량안보도 문제다.
▲쌀 재고 쌓이고 소비 주는 이중고=2015 양곡연도말 기준 정부 쌀 재고량은 135만t으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권장 재고량 72만t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문제는 2016 양곡연도에는 그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990년 이후 연평균 벼재배 면적은 1.8% 줄었으나 1인당 쌀 소비량은 2.5%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연속 풍작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작년 국민 1인당 소비량은 62.9㎏으로 전년대비 3.4%나 줄었다.
UR(우루과이라운드)협정 이후 쌀 관세화 유예 대가로 도입한 의무수입량은 1995년 5만1000t에서 2014년 40만9000t으로 증가했다. 쌀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황에서 의무수입량은 국내 쌀 재고 누증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쌀 과잉재고는 쌀값 하락 요인으로 농가 소득은 물론 쌀 산업에 종사하는 산지유통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쌀 재고 10만t을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연간 316억원으로 추정되며 재고증가는 수확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변동직불금 지출 증가 요인이 된다.
▲쌀 재고 해결은 소비뿐=쌀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을 늘리는 것이다.
2015년 통계청 양곡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으로 국민 1인당 1일 쌀 소비량은 172.4g이다.
1970년 1인당 연간 소비량이 136.4㎏이던 것을 감안하면 53.9%의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다.
2005년 221.2g이던 국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2010년 199.6g으로 200g대가 깨진 이래 매년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평균 밥 한공기를 100g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밥을 두공기도 먹지 않는다는 얘기다.
쌀 소비량이 급감하는 주요 원인은 쌀(탄수화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오해, 외식 및 대체식품(밀가루) 수요 증가, 젊은층의 쌀 외면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쌀 오해마세요=하지만 쌀은 밀가루 음식에 비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비만을 줄여주고 혈당량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하지 않아 당뇨 예방에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 저하 등 성인병 예방과 더불어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물질이 들어 있어 암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글루텐프리(free)의 대명사로 떠오르며 건강식이나 다이어트 제품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글루텐은 일부 사람들에게 소화장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글루텐이 없어 소화가 잘 되는 쌀은 밀을 대체하기에 가장 적합한 곡물로 미국·캐나다·유럽 등 빵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충남농협의 쌀소비촉진운동=전국 소비자단체가 주최하고 농식품부가 후원하는 2015년 고품질 쌀 12대 우수 브랜드 수상에서 농협 충남지역본부의 3개 쌀 브랜드가 선정됐다.
1등은 보령통합RPC의 만세 보령쌀, 10위는 서천통합RPC의 서래야쌀, 12위는 영인·둔포농협의 아산 맑은쌀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쌀의 공통점은 품종이 모두 '삼광'이라는 점이다.
충남농협은 미곡종합처리장(RPC) 연석회의를 통해 각 농협별로 2017년도 수매품종을 삼광을 비롯한 2~3개 품종으로 선정하고 2016년산 수확기 이전에 고시할 예정이다.고시하지 않은 품종은 2017년부터 수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유찬형 농협 충남지역본부장은 “우리나라 쌀 문제는 곧 농업·농촌·농민과 직결되는 것으로 쌀 자급기반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아침밥먹기운동, 밀가루 음식을 쌀 음식으로 대체하기, 젊은층 기호에 맞는 고품질 쌀 품종으로 생산하기 등 쌀 소비촉진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소중한 쌀 자급기반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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