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비용 아까워 휴업에 돌입한 곳도 2716개
내수경기침체와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전지역 외식업체가 불황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외식을 꺼리는 이들로 인해 매출이 줄어 휴업에 돌입하는가 하면 폐업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29일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대전지역 외식업체수는 1만 9089개로 1년 전(1만 9125개)보다 36개 줄었다. 구별로는 유성구가 경영난이 가장 극심했다. 유성구는 지난해 4월 말 4384개에서 올 4월 말 3990개로 394개의 업체가 셔터를 내렸다.
같은 기간 동구는 2903개에서 2895개로 8개의 업체가 없어졌다. 반면 서구는 지난해 4월 말 5767개에서 올해 4월 말 6098개로 331개의 식당이 새로 생겼다. 중구는 이 기간 3590개에서 3608개로, 대덕구는 2481개에서 2498개로 각각 18개, 17개의 업체가 식당을 열었다.
외식업체 수가 늘었다고 해서 경기가 나아진 게 아니라고 외식업중앙회 대전지회는 설명한다. 휴업된 업체 수가 통계에 그대로 잡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줄어들자 버티다 못한 이들은 휴업을 택한다. 지난해 4월 말 휴업업체 수는 4596개에서 올 4월 말 7312개로 2716개나 늘었다. 그만큼 경기가 어렵단 뜻이다.
휴업에 돌입해도 폐업을 쉽사리 택하지 못한다. 그동안 사놓은 식자재와 기계들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매수자를 찾는다. 거리마다 ‘임대’라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받으려는 이가 없어 애꿎은 임대료만 내는 상황도 벌어진다.
유성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휴업 중인 A 씨는 “입소문을 탄 곳은 그나마 장사가 잘 되는 편이지만 골목에 있거나 위치가 안 좋은 식당들은 죽을 맛”이라며 “갈수록 경기가 어려워 가게라도 넘겨보기 위해 매수자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임대료를 내면서 버텨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외식업종 선택 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태용 세종창업연구소 부소장은 “본인이 가장 자신있는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며 “첫 번째도 맛, 두 번째도 맛, 세 번째도 맛을 신경써야하며 청결함과 서비스도 비중을 둬야 가게를 오래 이끌어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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