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치적활용도 한국문학관 공모도 벌써 과열
자격기준 제시, 전략적 선택 등 필요
정부 공모사업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치단체간 과열경쟁에 따른 갈등유발과 정치권 입김과 사전내정설 등 이를 둘러싼 잡음이 만만치 않아서다.
자치단체장 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지자체 등에 따르면 각 부처가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대상지를 결정하기 위해 종종 지자체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정부 로봇랜드, 자기부상열차 MB정부 첨단의료복합단지, 지난해 국방신뢰성시험센터 등이 주요 사례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한국문학관 공모를 실시했다.
이 사업에는 충남(내포신도시, 보령), 대전, 경기, 대구, 전남 등지에서 24개 시·군·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문학관은 450~500억원이 투입돼 2019년까지 완공되고 2020년 문을 연다.
문체부는 빠르면 다음달까지 건립후보지를 결정한다.
한국문학관을 유치하게 되면 우리나라 대표 인문도시로서의 위상정립과 지역문학 중흥이 기대된다.
또 500억원 가량의 건립예산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도 꿈꿀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간 과열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 요구보다 3배 이상 부지와 창작공간 100여개를 제시한 곳도 있으며 시민 서명운동 의회 지지성명 등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정부 공모사업의 문제점은 계속 지적돼 왔다.
공모사업은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을 불러와 지역갈등을 조장하기 일쑤다.
실제 지난해 국방신뢰성센터 유치전에서 충남과 대전, 대구와 경북 등지에서 상생발전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참여정부 당시 경남에 로봇랜드를 준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 고향에 선물을 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었다.
정부도 공모사업의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부지 공모와 관련해 지자체 간의 지나친 경쟁을 자제해 주길 바란다”며 “후보지 선정의 공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정도의 과열경쟁 유발 행위에 대해서는 심사평가 시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고 당부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정부 공모사업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자체간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일정 조건 이상의 자격을 갖춘 곳만 참여토록 하는 방안이 있다.
정부가 용역을 추진 최적의 후보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공모사업의 정부입장에서는 최고의 조건을 골라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반면 공모과정에서의 지자체 과열경쟁과 탈락 시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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