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드라마 아랑사또전 |
영감은 지금 주로 늙은 남자를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 영감이란 옛날 벼슬아치들에게 붙이는 호칭으로 정 3품과 종 2품의 벼슬아치를 영감令監 또는 영공令公이라 일컬었으며, 그 이상의 벼슬아치를 대감大監이라고 했다.
이처럼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붙이는 호칭이 그 뒤 차츰 변해 갔다.
처음에는 나이 든 노인에게 그 칭호가 붙여진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해마다 정월에 80세 이상의 관원 및 90세 이상의 일반 백성에게 나라에서 은전으로 베풀어 준 벼슬로 수직壽職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이 수직이란 벼슬은 실제로 직책을 맡은 것이 아니고, 그냥 노인을 우대해서 이름만 내려 준 벼슬에 불과했다.
수직이라는 벼슬을 받은 노인들도 영감이라고 불렀었는데 그 뒤 차차 나이가 든 남편이나 어른들을 높여서 모두 영감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나이가 많은 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군수, 국회의원, 판ㆍ검사 등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을 옛날의 풍습대로 존대하여 부르는 말로 쓰이고 있는가 하면 일부 관료사회에서는 자신들끼리 서로 ‘군수영감’, ‘판사영감’ 하고 서로 높여 부르는 말로 쓰고 있기도 하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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